파인트리자산운용 단숨에 2대주주로···유진그룹 턱밑 추격
이달 채무변제를 마치면서 알짜회사로 떠오른 ㈜동양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기업의 지분매입이 잇따르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일찍이 ㈜동양에 관심을 보인 유진그룹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지분 확보를 서두를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지분 6.27%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지난 9월17일과 이달 14·16·20일 등 네 차례에 걸쳐 총 1489만1473주를 장내매입했다.
이로써 지난달 최대주주에 오른 유진그룹을 불과 0.8%p 차이로 추격하게 됐다. 유진그룹은 모기업인 유진기업과 금융계열사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동양의 지분 총 1674만1915주를 매입해 7.05%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를 지키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동양의 최대주주였던 동양레저(3.03%)와의 지분 격차도 넓혔다.
하지만 이번에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동양의 지분을 대거 매입해 단숨에 2대주주에 오르면서 양사의 지분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경쟁자로부터 추격당한 유진그룹 입장에서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분쟁에 대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유진 측은 지난달 공식자료를 통해 “주가수준에 따라 추가매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투자 의향을 내비쳤다.
물론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 모두 ㈜동양의 지분 인수에 대해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파인트리자산운용은 확인서를 통해 “보유기간 동안 경영권에 영양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이 채무를 대부분 변제한데다 약 5000억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한 알짜회사로 탈바꿈하면서 M&A 시장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양은 회생채권 중 미변제 잔액 1779억원을 갚아 사실상 모든 채무를 변제하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래 동양매직과 동양파워 등을 매각해 4141억원을 조기 변제했고 올해 성사된 동양시멘트 매각으로 남은 약 2930억원도 갚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적관리 졸업요건도 갖추게 됐다.
㈜동양에 실질적인 주인이 없다는 것도 업계의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법적관리 중에는 경영권 참여가 제한되지만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후에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만일 법원이 별도의 매각절차 없이 법정관리를 마칠 경우 가장 큰 혜택은 자연히 최대주주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법원은 ㈜동양의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며 인수합병에 대한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동양의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투기 우려를 안고 있는 만큼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종결 시점과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재까지 ㈜동양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유진그룹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5% 공시룰’을 피해 지분을 확보해온 기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동양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의 눈치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동양의 지분구조에 주목하는 한편 법정관리 졸업 시점과 방식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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