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기업은행 순이익 증가세 뚜렷은행 연체율·고정여신비율 개선도 성공중기대출 잔액 2년 간 17조1천억 증가
권 행장은 지난 2년 전인 2013년 12월 말 여성 최초로 은행장에 취임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이 은행장에 선임되는 것과 관련해 금융권의 시각은 좋지 못했다. 당시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으로 여성을 국책은행장으로 임명했다는 시각과 우려가 존재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기업은행의 성과는 이러한 우려를 모두 잠재우고, 금융권은 권 행장의 성공비결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 CEO의 경영성과는 이익 실현에서 증명된다. 특히 은행의 경우 이익 실현과 건전성이 가장 중요한 성과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권 행장은 지난 2년간 이익 실현과 건전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권 행장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13년 3분기 기업은행은 21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고, 그해 총 8542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년이 지난 올해 3분기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476억원을 기록해 301억원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9245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3년 한 해 누적 순이익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권 행장은 은행의 건전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지난 2013년 3분기 기업은행의 총 연체율은 0.63%(기업 0.65%, 가계 0.51%)를 기록한 반면 올해 3분기 총 연체율은 0.59%(기업 0.65%, 가계 0.29%)로 0.04%p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2013년 3분기 1.43%에서 올해 3분기 1.42%로 0,01%p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013년 3분기 108조8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25조9000억원으로 17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권 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 이는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다른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룩한 성과여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배경에 바닥에서부터 다져온 권 행장의 전문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권 행장은 기업은행 내부 인사로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기업은행 CS센터, PB사업단, 외환사업부, 지역본부, 카드사업부, 리스크관리본부 등 다양한 현장을 거치며 경험을 쌓아왔다.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전문성을 통해 권 행장은 취임 후 은행의 여신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핀테크를 적극 도입,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스마트 뱅킹 ‘i-ONE뱅크’를 선보였다.
특히 권 행장은 기업은행을 중소기업의 ‘튼튼한 우산’으로 만들기 위해, 취임 후 중소기업을 잇달아 방문하며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과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금융권 최초의 기술금융 브랜드 ‘IBK솔루션’을 도입한 데 이어, 그동안 금융지원이 부실했던 문화콘텐츠 시장에 대한 지원을 늘려왔다. 더불어 단순 금융지원이 아닌 경영에서부터 마케팅까지 비금융 지원 또한 확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기업은행의 실적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권 행장에게도 남겨진 숙제는 존재한다. 최근 금융권에 불어닦친 성과주의 확대 바람이다.
금융당국은 국책은행을 통해 성과주의 확대 모범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며, 그 첫 대상으로 기업은행을 꼽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센 만큼 이를 극복하고, 시중은행에 선보일 모범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그녀에게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2년간 최초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경영성과를 보여온 만큼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권 행장이 보여줄 경영 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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