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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윤 “‘금사월’ 마음 비우니 날아올랐죠”

[인터뷰] 송하윤 “‘금사월’ 마음 비우니 날아올랐죠”

등록 2016.03.07 18:10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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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길 기자사진=이수길 기자


“3년 동안 5일 쉬었어요. 행복해요. 예전에는 일이 없어서 1년에 한 두 작품을 하면 많이 했구나 여겼던 시절이 있었어요. 바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배우 송하윤은 JYP엔터테인먼트에 몸담은 지난 3년 간 단 5일 동안 쉬었다고 했다. 노동청에 가라고 우스갯소리를 건네려는 차, 송하윤은 오히려 ‘고맙다’며 미소지었다. 소처럼 열심히 일하는 ‘소하윤’이 아닐 수 없었다.

송하윤은 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 종영 인터뷰를 갖고 취재진과 만나 촬영 뒷이야기와 종영소감을 전했다.

‘내 딸 금사월’은 꿈을 잃어버린 밑바닥 청춘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파란만장 인생 역전 성공 드라마이자, 엄마와 딸의 아름다운 집짓기를 통해 가족으로의 회귀, 가정의 복원을 소망하는 드라마이다. 지난 2월 28일 51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송하윤은 금사월(백진희 분)-금혜상(박세영 분)과 보육원 시절 절친 주오월로 분했다. 주오월은 보육원에서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고 두 아이를 지닌 엄마 이홍도로 살다가 기억을 되찾은 인물로 '사이다녀'라는 애칭을 얻으며 사랑받았다.

지난 8개월 간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는 송하윤이 연기한 주오월은 원래 2,30회차 사이에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였다. 그의 호연에 힘입어 김순옥 작가는 오월이를 부활시켰다. 송하윤은 합류 당시를 회상하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주오월은 2,30회차 사이에 하차하는 짧은 분량의 캐릭터였어요. 9회부터 성인 분량을 찍었기에 실제 출연하는 회차를 따져보면 얼마 안되었죠. 36회에 오월이가 사고를 당해 죽었어요. 어느 날, 작가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끝까지 같이가기로 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정말요’ 하며 얼마나 반겼는지 몰라요. 심장이 두근거렸죠. 죽음을 맞이하며 에너지를 다 썼는데 오월이가 살아나다니, 기뻤고 긴장도 많이 됐죠.”

 송하윤 “‘금사월’ 마음 비우니 날아올랐죠” 기사의 사진


도박판을 전전하는 남편에게 맞고 울거나 소꿉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주오월이었지만, 늘 당하는 입장에 있던 오월이는 안타까움의 대상이었다. 시어머니와 양아치 남편에게 늘 구박당하고 배신당하던 오월이가 달라졌다. 부활한 오월이는 톡 쏘는 사이다녀로 변신해 시청자들의 갈등을 해소시켜줬다.

“대본을 받고 작가님께 ‘오월이로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했어요. 오월이는 전부 감정연기를 소화해야 했기에 집중이 필요했죠. 변화도 많고 어려운 연기였는데 미팅할 때 ‘너 하고 싶은대로 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7개월 내내 눈이 퉁퉁 부어있었지만 행복했어요.”

송하윤은 가녀린 몸매에 예쁜 얼굴을 가진 여배우다. 그런 그가 생머리를 뽀글뽀글 볶더니 목 늘어난 티셔츠에 수수한 얼굴로 등장해 사투리를 마구 해댔다. 변신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아이들 둘이나 둔 엄마 역할. 송하윤은 주오월이 처음에는 부담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연기를 하면서 송하윤은 여배우로서가 아닌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욕심과 마주했다.

“‘금사월’ 촬영 하면서 한 번도 샵에 간 적이 없어요.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하기 일수였고요, 머리도 현장에서 대충 볶고 촬영에 들어갔죠. 메이크업도 민낯에 가까운 수수한 모습을 살리기 위해 비비크림을 직접 턱턱 바르고 눈썹도 쓱쓱 그렸죠. 차에서 자다가 부스스한 머리로 바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렇게 송하윤은 오월이가 되었다. 그의 변신은 주요했다. 아름다운 여배우 송하윤이 아니라 엄마이자 기억을 잃은 주오월로 자신을 각인시켰다. 오로지 연기력으로 해낸 성과였다. 송하윤은 아이 엄마를 연기해야 하는 부담도 컸다고 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송하윤은 한창 멜로를 연기해야 할 시기에 엄마 역할을 덥석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참 잘 펼쳐보였다.

“아이 엄마 역할이라고 해서 걱정됐죠. 체구도 작은데 엄마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아역배우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점점 몰입하게 되었어요.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가 갑자기 울컥 올라오기도 했죠. 아이들을 보는데 어느 순간 ‘내 새끼구나’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송하윤 “‘금사월’ 마음 비우니 날아올랐죠” 기사의 사진


송하윤은 친부인 안내상과 만나 안방극장을 촉촉이 적셨다. 기억을 잃은 딸이 구사일생으로 아빠와 만나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는 눈물을 훔쳤다. 특히 배우 안내상은 부성의 안타까움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송하윤과 최고의 부녀호흡을 보였다. 송하윤과 안내상이 등장만 하면 휴지를 대기해야 했다.

“안내상 선생님 정말 좋았어요. 현장은 아무리 재밌고 편하다고 해도 엄청 긴장되는 공간이거든요. 그런데 안내상 선배님하고 만나면 정말 좋았어요. 촬영장이 편하게 느껴질 정도였죠. 대사도 많이 맞춰주시고 장난도 많이 쳐주셔서 긴장이 풀렸어요. 촬영 전에 긴장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안내상 선배님 에너지가 엄청나셨어요. 카메라 앞에 있지 않을 때도 제게 에너지를 써주시며 격려해주셨어요.”

데뷔 13년차 송하윤은 참 바쁘게도 달려왔다.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 '제보자', 드라마 '드림나이트', '그래도 푸르른 날에', '내 딸 금사월'에 연이어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송하윤은 동안의 외모와 가녀린 목소리를 연기력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이끌었다. 연기적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가장 잘 느끼는 건 배우 본인이었다.

“작품이 끝나면 늘 반성의 시간을 가져요. ‘그래도 푸르른 날에’ 종영 후 129부작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분하며 ‘내가 부족하구나’하고 느꼈었죠.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금사월’을 하며 감정의 폭이 더 넓어졌죠. 내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도 많이 느꼈어요. 많이 깼죠. 아이들이나 시어머니, 남편을 대하는 감정 등 생소하지만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연기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와닿았죠.”

 송하윤 “‘금사월’ 마음 비우니 날아올랐죠” 기사의 사진


송하윤은 자신을 매섭게 채찍질한다. 작품이 끝나고 차기작과 마주할 때 지난 작품에서 자신이 어떠했는지 빨간펜을 든다. 매섭게 자신을 자체평가 하는 시간은 그가 배우로 자라는 원동력이 되었다.

“‘금사월’은 비중이 적어서 마음을 비우고 임했어요. 밥을 먹다가도 대사를 읊조릴 정도로 부담의 연속이었죠. 마음을 비우니 달라졌어요. 주오월을 만나 날아다녔죠. 즐기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전작인 ‘그래도 푸르른 날에’의 아쉬움을 내려놓고 다 비우고 오월이를 받아들였죠. 더 억척스럽게 변했죠.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연기자, 선후배들이 저를 잘 받아줬어요.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오월이는 없었겠죠.“

송하윤은 불과 일주일 전에 막을 내린 드라마의 피로를 풀기에 바쁠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그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지난 7개월 간 연기에 대한 부담감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곤 했다는 송하윤이었지만 이제 또 다른 배역을 입을 준비가 되었다며 차기작에 대한 의욕을 불 지폈다.

“7개월 간 자다가도 ‘대본 봐야지’ 하면서 벌떡 일어나던 시간이었어요. 아직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지금도 연기하고 싶어요. 정말 하고 싶어요. 계속 촬영장에 있고 싶어요. 촬영장은 기운이 남달라요. 송하윤이 아닌 배역의 인생을 사는거잖아요. 정말 매력적이에요. 영원히 촬영장에 있고 싶어요.”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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