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하이가 양현석의 보석함에서 나왔다.
이하이는 9일 자정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새 하프앨범 ‘서울라이트(seoulite)’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13년 발매한 정규 1집 앨범 ‘퍼스트 러브(first love)’ 이후 약 3년만이다.
소속사 YG의 수장 양현석의 ‘보석상자’에 있다가 나왔다는 우스개소리가 떠돌 정도로 매우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선 것. 이번 새 앨범은 정규앨범의 절반 정도의 곡이 담긴 미니 형태의 하프앨범이다. 한꺼번에 모두 만나볼 수 없음에 아쉽기도 했지만, 워낙 오랜만의 신곡인 만큼 기대감은 절정에 달했다.
특히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와 DJ 투컷이 프로듀싱을 맡아 기존 YG 색깔에서 살짝 벗어난 결과물을 예고했다. 코드쿤스트, 딘, 바버렛츠, 샤이니 종현 등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하는 뮤지션이 참여했는데 이로 인해 높은 완성도는 물론, 세련미와 기존 오버신 가요에서 들을 수 없는 독특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됐다.
타이틀곡 ‘손잡아 줘요’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귀여운 가사로 표현한 곡이다. 도입부부터 기존 이하이가 지닌 저음의 소울풀한 목소리가 힘차게 흘러나온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경쾌한 리듬. 두 조합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현재 이하이의 러브 송은 제 나이에 맞는 풋풋함보다 그를 뛰어넘는 성숙미로 자리잡았다. 이를 벗어나 어느정도 변화를 시도한 ‘손잡아 줘요’는 너무 딥하지도 않으면서도 이하이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하이도 밝은 곡을 소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또 다른 타이틀곡 ‘한숨’은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와 이하이의 목소리가 만나 힐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곡이다. 샤이니 멤버 종현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솔로 종현은 평소 조용하면서도 섬세한 감수성이 담긴 색깔을 펼쳐왔으며, 샤이니라는 아이돌의 모습 보다 인디신에 가까운 편이다.
그런 종현과 이하이가 만나니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조화를 이뤘다. 진지하지만 너무 무겁지도 않으며 맑은 느낌을 지닌 종현의 ‘한숨’에 한층 깔끔해지고 청아해진 이하이의 보컬이 더해졌다. 이는 들을 수록 편안함을 선사하며, ‘가끔은 실수해도 돼/누구든 그랬으니까’와 같은 가사는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서울라이트’에는 두 곡 외에도 ‘월드 투어’ ‘오피셜(official)’ 등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 더블 타이틀곡이 서로 상반된 색깔을 띄고 있듯, 나머지 트랙에도 다채로운 매력이 담겼다. 수록곡 세 곡은 모두 래퍼가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하이는 그 안에서 힙합과 소울, R&B 등으로 표현해냈다.
대체 왜 이제야 나온 것일까. ‘서울라이트’를 들으며 이하이의 나머지 하프앨범이 얼른 나오길 손꼽아 기다려야겠다. 이제는 더이상 양현석의 보석함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라며.
이소희 기자 lshsh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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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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