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 사건 피해 승무원 2명, 현업 복귀

박창진 사무장·김도희 씨, 복귀 준비 교육 받기로

대한항공 “타 승무원과 동등한 조건서 대우할 것”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 사진=뉴스웨이DB

지난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으켰던 일명 ‘땅콩 리턴’ 사건의 당사자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대한항공 승무원 김도희 씨가 요양과 휴직을 마치고 비행 현장에 복귀한다. 요양과 휴직에 나선지 1년여 만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도희 씨가 지난 3월 18일로 무급 병가가 만료된 직후 회사에 복귀 의사를 밝혔고 박창진 사무장도 오는 7일 산업재해에 따른 요양기간이 만료되면서 현업 복귀 의사를 전했다. 대한항공도 이들의 현업 복귀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두 사람은 육아휴직 등으로 현업을 떠났던 승무원들이 업무 복귀 직전에 받는 서비스 안전교육을 받은 뒤 업무에 복귀한다. 대한항공은 “두 사람의 업무 복귀 준비 과정에서 다른 승무원들과의 차별 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이들을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은 지난 2014년 12월 5일(현지시간) 뉴욕 JFK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려던 대한항공 A380 여객기(KE086편) 내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강제 하기 지시를 받고 비행기를 내려야 했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일등석 승객에 제공되는 마카다미아 서비스가 매뉴얼과 맞지 않는다면서 박 사무장과 김 씨에게 폭언을 일삼아 논란이 됐다. 조 전 부사장은 결국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5월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박 사무장은 이 사건 이후 상당한 육체적·심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이후 50여일 만에 일시적으로 업무에 복귀했지만 병적 증세가 다시 심화되면서 지난해 2월 6일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결국 외상 후 스트레스와 적응 장애, 불면증을 이유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아 1년간 요양했다.

박 사무장과 함께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던 김도희 씨는 사건 직후인 지난 2014년 12월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진단서를 낸 뒤 90일간 병가(유급)를 사용했고 병가가 끝난 뒤에는 올해 3월 18일까지 1년간 무급 병가를 냈다.

박 사무장과 김 씨는 사건 발생지 관할 법원인 미국 뉴욕법원에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각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미국 법원이 “사건 당사자와 증인, 증거가 모두 한국에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재판이 불가능하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박 사무장은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항소이유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오는 8월까지 박 사무장이 현지 법원에 항소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박 사무장이 낸 소(訴)는 자동적으로 취하된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