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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적자 한화증권에 무슨 일이···

나홀로 적자 한화증권에 무슨 일이···

등록 2016.05.16 10:30

수정 2016.05.16 10:35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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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908억 적자···사옥매각·ELS 시스템 손질여승주 신임 대표 경영능력 시험대

여승주 대표/한화투자증권 제공여승주 대표/한화투자증권 제공

한화투자증권이 1분기 900억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냈다. 작년에도 전 증권사를 통틀어 한화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증권사 대부분이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도대체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을까? 업계에서는 주진형 대표 시절 무리한 인력구조조정과 ELS 등 상품운용 실패가 주원인이라며 지난 2월 구원 투수로 등판한 여승주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 908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결산 기준 손실액인 123억원의 9배 수준이다.

1분기 같은 중형사인 HMC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각각 214억원, 680억원의 이익을 냈고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은 상품운용 수익 덕분에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경쟁 증권사들이 수익을 낼 동안 홀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ELS(주가연계증권)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홍콩H 지수 흥행으로 저금리 기조 속 ELS 발행이 급증했다. 이 시기 한화투자증권은 자체 헤지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H지수가 급락하면서 헤지 운용과정에서 대응전략 실패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일찍이 신용평가사들은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이 같은 헤지전략에 경고음을 보내왔다.

지난 1년간 한화투자증권은 곳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그 중심에는 인력 구조조정이 있다. 지난 2013년 한화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주진형 전 사장은 당시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이후 지속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직원 299명이 짐을 쌌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국내 주식시장 호황에도 고객 응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투자권유대행인 제도 폐지, 서비스 선택제, 매도리포트 의무화 등 일명 ‘주진형식 개혁’은 업계 현실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 같은 개혁에 일부 임직원들과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월 한화그룹 출신의 여승주 대표가 구원투수로 왔다. 손실도 손실이지만 위축된 사내 분위기를 봉합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거론되고 있다. 여 대표는 취임 직후 전국 50여개에 달하는 지점을 직접 방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살려주고 위축된 분위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여승주 대표가 온지 2개월이 지났지만 취임기자간담회 일정도 잡지 못했다”며 “외부보다는 내부 활동에 집중하며 현장과의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8년만에 셋방살이 신세를 자처하며 마른수건짜기에 돌입했다. 지난 9일 한화금융센터빌딩의 지하 7층과 지하 1층, 지상 1~8층, 11층을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08년부터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과 나눠 소유하고 있던 곳으로 이번 매각으로 1327억원을 확보했다.

또 ELS 손실에 대한 책임으로 관련 담당 본부장과 임원을 교체하고 OTC영업팀과 운용팀을 분리하는 등 조직도 재정비했다.

여승주 대표는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이번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jk77@

뉴스웨이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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