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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너마저···기댈 곳이 없다

[해외건설 어디로]이란 너마저···기댈 곳이 없다

등록 2016.05.17 10:42

수정 2016.05.17 10:49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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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치이고 중국에 밀리고 믿었던 이란특수 중동발 리스크로 정부지원 언감생심···환골탈태 절실

최근경제제재빗장이풀린이란에서수주특수를기대했으나오히려중동발리스크 로전락할수있다는지적이나오면서올해도해외건설이고전을면치못할것이라는 전망이나오고있다.사진은지난3일대우건설과이란발주처간의이란테헤란-쇼말 고속도로프로젝트MOU체결모습.사진제공=대우건설최근경제제재빗장이풀린이란에서수주특수를기대했으나오히려중동발리스크 로전락할수있다는지적이나오면서올해도해외건설이고전을면치못할것이라는 전망이나오고있다.사진은지난3일대우건설과이란발주처간의이란테헤란-쇼말 고속도로프로젝트MOU체결모습.사진제공=대우건설

해외건설이 또다시 위기다. 지난 2010년 716억달러 수주한 이래 5년째 400억~600억달러대에서 머물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주택 경기 침체로 해외건설 수주와 부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정작 성과는 커녕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 제재 빗장이 풀린 이란에서 최대 52조원에 이르는 수주 잭팟을 기대했으나 기존 예정됐던 업무협약 (MOU)이 연기되거나 체결한지 몇일 도 안돼 파기 가능성이 나오는 등 오히려 중동발 리스크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해외건설의 경우 금융을 포함한 투자개발형 사업 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파이낸싱(재무)과 운영 역량을 당장 키워야한다고 지적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부·공공당국도 보여주기 식 지원책이 아닌 아닌 실효성이 담긴 대책을 내놓는 등 모두 환골탈태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사면초가 해외 수주 또 반토막

해외건설이 또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수주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국내 업체가 해외시장에서 수주한 금액은 123억8898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221억달러보다 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 시장의 전통적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산유국 발주처들이 극심한 재정난 을 겪으면서 발주 물량을 축소하거나 발주 자체를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아시아 신흥국은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발주 물량이 줄었고 중국 건설사의 약진으로 한국 건설사의 수주 물량이 줄기도 했다. 해외건설 업계에선 견적 후려치기, 추가비용 떠넘기기 등 중동 발주처의 공사비 쥐어짜기가 극심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중동 국가 발주처들이 저유가와 경기침체로 재정이 부족해지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공사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공사에 대한 분쟁도 늘고 있다. 2012년 국내 대형사 6곳은 사우디제이션(사우디 아라비아의 자국민 우대 고용정책)으로 총 1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비용을 물었다. 최근에도 발주처가 공사비를 깎아 손실을 보거나, 미청구공사로 분류돼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프로젝트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중동 리스크 전락

한줄기 희망이던 이란 수주 특수 기대감은 오히려 중동발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해 건설업계가 홍보한 상당수의 프로젝트들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나 MOA가 상당수인 데다 일본이나 중국업체와 MOU경쟁으로 출혈 저가수주만 늘어날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인프라 및 에너지 재건 등 30개 프로젝트에 양해각서와 가계약 등을 통해 확보한 수주가능 금액이 372억 달러(42조원)에 이른다고 홍보했다. 구두계약 등으로 수주액이 최대 456억달러(52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성과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강하게 있고 있다.

현대건설이 추진한 이란 철도공사 2건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박근혜 대통령 순방기간 중 이란 교통인프라공사가 발주한 파 바하르-자헤단철도공사와 아네흐타브리스 철도공사에 대해 MOU체결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들 공사 규모는 무려 23억달러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MOU를 체결한 지 며칠 만에 문제가 생긴 사업장도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일 이란 교통인프 라개발공사와 MOU를 체결한 테헤란~쇼말 고속도로 공사가 그것이다. 이는 공사비가 15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발주처측은 MOU의무 불이행시 이란 국내(하탐안비아) 건설사와 계약할 것이라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향후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은 물론 오는 8월 일본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으로 일본 업체들과의 MOU경쟁까지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정보공유에 인색한 국내건설사들의 특징까지 감안하면 이란발 저가출혈 경쟁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금융없이는 미래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중동 일변도였던 해외건설 시장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눈을 돌려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건설사업 발굴, 기획부터 자금조달, 시공, 운영 관리까지 종합적으로 책임지는 투자개발형 사업수행을 위한 역량을 시급히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개발형 사업은 금융없 이는 불가능하다.

우선 건설사들도 자체 건설 능력이 갖춘 금융 인력을 스스로 키워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외부 금융기관이나 수출 입은행 등 공공기관에 기댈게 아니라 자체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보여주 기식 단순 지원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건설사들을 지원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건설업계 한 민간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투자개발형 사업 역량을 키워야한다. 정부는 연기금 등 을 투입해 수익성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해외건설전문 금융기관을 설립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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