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웨스트브릿지에서 정진운 맥시 싱글 ‘윌(Will)’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뮤지가 맡았다.
같은 날 정오 발매된 정진운 맥시 싱글 ‘윌’은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윌’을 포함해 총 3곡이 담겼다.
이날 정진운은 새 앨범에 대해 “1집 때부터 계속 해왔던 같은 기반이지만 프로듀싱을 하면서 편곡을 다르게 해봤다. 그루브 자체를 알앤비 힙합에 가깝게, 둥글둥글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윌’은 레트로한 사운드와 펑크적 요소가 가미, 정진운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래퍼 타이거 JK가 피처링에 참여해 강렬한 케미를 느낄 수 있다.
정진운은 타이거 JK와 호흡을 맞추게 된 계기에 대해 “레트로 풍 노래인데, 내가 표현하고 싶던 세대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진운은 타이틀곡 ‘윌’, 수록곡 ‘꽃잎 떨어질 때’ ‘트릭키(Tricky)’ 무대를 선사했다. 가장 먼저 ‘꽃잎 떨어질 때’를 불렀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정진운은 “이 곡을 첫 번쨰로 부른 이유가 나머지 두 곡은 댄서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잔잔한 분위기의 ‘꽃잎 떨어질 때’ 외 2곡은 힙합 루프를 기본으로 했고, 블루스 기반의 기타와 멜로디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
정진운은 이 곡에 대해 “3월에서 4월 넘어갈 때 쓴 노래인데 이별 후에 지저분하고 더러워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남자의 이야기다. 비에 꽃잎이 떨어지는 상상을 해봤다. 그러면 바닥에 붙어서 잘 안 떨어지는데 마냥 예뻐 보이지만은 않았던 시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작사 배경에 대해서는 “드라마 하면서 곡 작업을 하다 보니 경험보다 상상을 많이 하는데 ‘꽃잎 떨어질 때’ 같은 경우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시니컬해진 감정을 업시켜서 많은 상상을 해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한숨을 크게 쉬던 정진운은 이내 “그냥 내 이야기다. 다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 겪었던 이야기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정진운은 2008년 발라드 그룹 2AM으로 데뷔한 이후 정진운밴드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모습을 보여줬다. 오랜만에 발매하는 ‘윌’은 이에서 더 나아가 정진운의 색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특유의 감각적인 록 감성이 집약되어 있으며 자유분방한 매력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특히 정진운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해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드러냈다. 신대철, 타이거 JK, 어반자카파 조현아 등 화려한 피처링 라인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앨범 아트는 정진운의 로고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오묘한 컬러 조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미에 연결된 매듭은 끊어지지 않는 무한대를 표현, 영원함의 의미를 담았다. 정진운의 음악에 대한 영원한 열정을 나타낸다.
MC뮤지는 정진운에 “2AM 때와 본인음악 할 때는 확연히 다르다”라고 감탄하자, 정진운은 “주로 얼터너티브 록을 다루고 있다. 재미있는 음악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 관객들이 춤추고 신나게 놀고 기분 좋아질 수 있는 음악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이런 음악을 내주는 것에 감사하다”며 “이 곡은 안 된다고 들은 게 8년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순간 이거 해보자는 말을 듣는데 너무 감동을 받았다.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정진운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치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대중을 만족시키고 스스로 흡족해질 때까지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정진운은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모든 과정이 스트레스였다. 열정으로만 만드는 게 아니라 내 안에 공존하는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니”라며 “‘음악이 잘못 나오면 어쩌지’ 매일 스트레스였고 기쁘지만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오늘은 기쁜 날이다. 내 손을 떠났으니 속이 후련하고 됐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음향, MR, 의상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발라드 그룹으로 데뷔한 정진운이 갑자기 록으로 노선 변경을 한 것은 아니다. 정진운은 “원래 흥이 많았던 아이다. 발라드를 하면서 춤을 출 수는 없으니···(웃음)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싶었는데 많은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예능에서 표현하게 되면 귀여운 막내로 포장이 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궁극적인 음악 모습에 대해서는 “정진운이 무대에 올라가면 즐거워보인다고 비춰졌으면 좋겠다”며 “앨범명 ‘윌’이라는 제목도 원래는 가제목이 ‘엔터테인 유’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옷도 음악도 패셔너블하다기 보다 재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춤을 추는 이유도 멋있게 잘 추는 게 아니라 나를 보는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콘셉트를 잡은 것이다. 웃긴 게 아니라 위트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진운은 가벼운 소재에 통이 넓은 의상을 입고 나왔는데, 감각적이면서도 유니크한 모습에 몇몇 군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스워보였다는 뜻이 아니라, 독특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정진운의 모습이 약간은 낯설었기 때문일 터다.
이에 정진운도 웃음을 터뜨리며 “멋있어 보이려고 하면 이상해지더라. 이 옷을 처음 입었을 때 스타일리스트들이 키다리 아저씨 같다고···(웃음) 다리를 털 때 최대한 옷이 펄럭이면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는 진짜 정진운의 모습에 당황한 대중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는 편견일 뿐이다. 정진운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당당하다. 자신을 보여준다는 일은 즐거운 일인 것이다.
정진운은 “록은 목소리가 거칠고 두꺼워야 하는데 정진운은 그렇지 않다고 많이 말씀하신다. 그런데 록에는 답도 한계도 없는 것 같다. 내가 하는 게 내 음악인데 그런데 국한돼서, 목소리가 부드럽고 감성적이라고 발라드만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브리티쉬 록을 시작하면서 방향을 바꾸자고 했는데 하다 보니 틀에 갇힌 것 같아서 이 앨범을 내게 됐다. 새로운 앨범도 차차 준비하고 있고 계속 낼 거다. ‘꽃잎 떨어질 때’처럼 잔잔한 노래도 있으니 양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향후 보여줄 모습에 대해 예고했다.
또 “록을 하고 있지만 대중이 듣기에는 팝스러운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정진운은 같은 날 오후 팬쇼케이스를 개최하고 팬들을 만난다. 오는 10일부터는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활발한 음악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소희 기자 lshsh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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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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