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주류사업 보폭 넓힌다

이마트, 제주소주 인수 위한 가계약 체결

수출과 공장 증설 등 사업 추진방향 검토

전국 유통망 활용하면 입지 확대 가능할 듯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주사업까지 손대며 주류 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는 9일 오전 제주도에 기반을 둔 제주소주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주소주는 201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마트는 추가 협의와 실사 등을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이마트는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제주소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 내 판매를 시작으로 수도권과 전국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마트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통해서는 중국과 베트남에,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유통채널을 통해서는 일본과 미국 등에 제품을 수출할 방침이다. 한류 콘텐츠를 결합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제주소주를 제주도의 상징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또 이마트는 사실상 불가능한 제주도 지하수 개발 허가권까지 얻을 수 있다. 제주소주가 제주도 지역 지하수 개발 허가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물을 활용한 생수나 음료수 사업으로도 발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종합주류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정 부회장은 주류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동안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와인과 맥주를 유통해왔으며 신세계푸드에서는 수제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부산·경남 소주회사 무학과는 협업을 통해 과일소주 ‘엔조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제주소주를 통해서는 소주 제품의 생산과 유통이 가능해졌다. 직접 소주를 생산할 수 없던 법적 한계를 넘어 소주와 맥주, 와인 등을 아우르는 종합주류회사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현재 주류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 제주소주의 생산량이 미미한 만큼 다각도로 사업을 검토해 시장 입지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중장기적인 사업 추진방향을 마련해 소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계약이지만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한 것 자체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당장의 큰 수익은 어렵지만 이마트의 유통망을 활용한다면 소주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