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압수수색과 가습기 사태 등으로 위기오너家 도덕성 등 반 롯데 정서 다시 수면 위로혐의 확인되면 ‘비리기업’ 오명 피할 수 없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핵심 임원 자택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비장금 조성 혐의를 포착함에 따른 것으로 수사 대상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 전에는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되며 검찰이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를 롯데면세점으로 확대했다. 즉 연이은 두 번의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은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에 앞서서는 롯데홈쇼핑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중징계 조치를 받았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월 TV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사업계획서를 사실과 다르게 제출했다 적발됐다. 이에 오는 9월부터 6개월간 방송정지 처분을 받았다.
롯데마트와 롯데물산은 가습기 살균제 살인사건의 파장으로 초긴장 상태다. 정부 집계를 보면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로 22명이 사망했다. 롯데마트는 공식 사과를 했지만 결국 도마에 오르며 검찰의 수사를 피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시판 당시 책임자였던 노병용 현 롯데물산 대표가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잇따른 악재로 롯데그룹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당초 6월 말로 예정한 호텔롯데 유가증권 시장 상장과 연말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선정, 롯데월드타워 완공 등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특히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신동빈 회장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 명의 수사관을 투입한 일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며 신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이 동시에 수사선상에 올랐다.
더 큰 문제는 롯데그룹의 국민적 가치와 이미지다. 지난해 7월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과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으로 반(反) 롯데 정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그동안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 추진 등으로 이를 어느 정도 해소했으나 이번 사태로 롯데그룹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비자금 수사가 그룹 오너인 신 회장으로 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늘 문제가 됐던 롯데그룹 오너가(家)의 도덕성 문제가 신 이사장의 비리로 다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이 이뤄져 반 롯데 정서와 비리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길이 더욱 묘연해진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잇따른 압수수색 등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각종 비리 의혹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이는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그룹의 사업 추진도 문제지만 비리가 밝혀질 때는 국민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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