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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檢 수사 칼날에 ‘성장엔진’ 제동

[위기의 롯데]롯데케미칼, 檢 수사 칼날에 ‘성장엔진’ 제동

등록 2016.06.14 08:04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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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액시올 인수 포기···“그룹 상황 반영”글로벌 12위 화학사 꿈 무너져합작사업에도 악영향 불가피할 듯

롯데케미칼, 檢 수사 칼날에 ‘성장엔진’ 제동 기사의 사진

신동빈 롯데 회장과 그룹 전반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가속화되면서 롯데케미칼의 상승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13일 롯데케미칼은 미국 화학사 액시올(Axiall) 측에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성사되지 않아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인수를 위해 노력했으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데다 롯데그룹이 직면한 국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이 액시올 인수 철회 의사를 최초로 밝힌 시점은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10일 저녁 늦은 시간이다. 결국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전방위 수사 압박으로 차질이 예상되자 돌연 M&A 계획을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역시 “인수 계획 철회에 아쉬움이 크지만 지금의 엄중한 현실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롯데그룹의 위기는 그간 꾸준한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온 롯데케미칼에 적잖은 타격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당분간 사업 확장이 어려워졌다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삼성 화학3사에 대한 빅딜을 체결한 후 올 초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를 연이어 출범했으며 해외에서도 추가 투자를 결정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여왔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액시올까지 손에 넣음으로써 클로르 알카리(Chloro-Alkali)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한편 북미지역으로 영업망을 넓히려는 야침찬 목표도 갖고 있었다.

특히 이번 인수 건은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석유화학업계에서 강자로 입지를 굳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매출 규모가 21조원(지난해 기준)으로 늘어나면서 글로벌 12위권 종합화학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사태로 기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액시올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합작사업을 원만히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 기반 에탄크래커(ECC) 사업을 추진한다는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2월 롯데케미칼 이사회에서도 공장 건설 투자를 승인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연산 100만톤 에탄크래커 공장과 연산 70만톤 에틸렌글리콜(EG)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투자비는 약 30억달러 중 롯데의 자본금은 약 8억6000만달러다. 오는 14일에는 현지에서 신동빈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 플랜트 기공식을 갖는다.

다만 액시올의 주인이 미국 화학사 웨스트레이크로 바뀌는 것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웨스트레이크는 롯데케미칼이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액시올 인수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은 23억3000만달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관련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쏟아붇게 될 웨스트레이크 측이 합작사업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라는 이유에서다.

만일 지분 10%를 나눠가진 액시올이 프로젝트를 포기한다면 이미 합작사업의 90%를 책임지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나머지 비용에 대한 부담을 고민해야 할 것이란 계산도 나온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비록 인수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액시올 측과 충분한 합의를 거쳤기 때문에 기존에 진행 중인 합작사업이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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