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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리더십의 부재···원칙·신뢰 버리고 고집불통만 남아

[특별기획/위기의 한국···상실의 시대]②리더십의 부재···원칙·신뢰 버리고 고집불통만 남아

등록 2016.07.26 09:21

수정 2016.07.26 09:45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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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임기말 비리···힘잃은 朴정부기업·지자체 리더십 부재도 심각협치의 시대···소통 리더십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국가의 제 기능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그 기반에는 구성원 다수가 인정하는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권력이 근간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그 같은 리더십의 부재 상태다. 임기말 권력 누수로 힘은 빠져 가는데 현재 집권세력은 무작정 엑셀만 밟아대고 있는 모양새다. 바야흐로 새로운 리더십과 이를 위한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국정동력 없는데 악재만 펑펑···‘영’ 서지 않는 청와대
박근혜 정권은 집권 4년차 중반에 접어들었다. 차기 대선이 내년 12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기는 사실상 1년 반도 남지 않은 셈이다.

올초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비롯한 각 분야 구조개혁이라는 과제의 추진을 천명하고 나섰다. 임기말 권력누수(레임덕)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국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임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접어든 현재 국가적으로 성취한 성과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태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생각지도 못한 참패를 거둔 여당이 지금까지도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뜻하지 않은 악재들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고위직인 정책기획관은 국민들을 일컬어 ‘개·돼지’라는 표현을 내뱉었다 여론의 엄청난 질타를 받고 파면 조치됐다. 당대표를 노리는 한 여당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공영방송을 상대로 보도통제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여당 내 실세로 꼽히는 의원 2명은 총선 당시 공천에 관여한 증거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현직 검사장이 68년의 검찰 역사상 최초로 구속된 것과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결정타에 가깝다. 특히 해당 민정수석의 의혹은 고구마 줄기처럼 나날이 제기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의 말 바꾸기 논란까지 더해졌다.

청와대는 국가 최고권력기관임에도 그야말로 ‘영’이 서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 강력한 리더십을 지향했던 박 대통령이지만 이제는 국정 동력을 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정면돌파 방식을 감안했을 때 대폭적인 개각 정도를 승부수로 던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 효과는 의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리더십 전환의 시대···‘보스’ 아닌 ‘리더’ 필요하다
현 정권의 리더십 부재가 임기말이라는 시간적 특성 때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리더십 자체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만기친람’ 식으로 국정은 운영했다. 믿고 맡기는 경우보다 직접 관여해 해결을 시도하고 크고 작은 주문을 내리는 식이다. 그렇다 보니 소통의 시간과 여유가 부족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임기 중 종종 공식석상에서 소통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다짐과 약속을 내놨으나 제대로 실행에 옮겨진 적은 없었다. 올해 총선 참패 이후 국회 개원연설에서 국회를 국정 운영 동반자로 존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달라진 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논란이 여전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는 일방적으로 진행됐고,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역시 지역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나서야 정리됐다.

강력한 지도체제의 장점인 신속성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이는 2년 전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여실히 증명됐다. 컨트롤타워 부재 속에 재난 안전에 취약점을 노출했고 이는 정권 최악의 오점을 남겼다.

결국 이제는 지시하는 ‘보스’가 아닌 앞에서 끌고 나가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3김’으로 대변되는 보스형 리더십은 2000년대 들어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 아이젠하워(D. Eisenhower)는 “실을 당기면 이끄는 대로 따라오지만 밀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라며 “사람들을 이끄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리더는 밀지 않고 당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지자체 발전 가로막는 ‘리더십 부재’

이 같은 리더십의 전환은 비단 정치권 뿐만이 아닌 일반 기업들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도 요구되기 시작했다. 부(部)와 과(課)로 나뉘어 있던 수직적인 기업 구조가 팀(team)제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다만 그 속도는 경쟁력을 갖출 만큼 빠르지 못한 데다 제왕적 오너의 리더십에 기대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은 실정이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과 방어 일변도의 경영 리더십에 갇힌 채 굴러가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앞다퉈 혁신과 창조를 외치면서도 결국은 과거 리더십에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 20년이 넘었지만 일선 지자체장들의 리더십도 구시대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활로를 모색하는 경우보다는 과거 ‘지방관’의 행태를 답습한 채 중앙정부의 눈치만 보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막강한 권한을 쥔 중앙정부 탓에 예산 등이 넉넉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재명 성남시장 정도를 제외하면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확실히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책임감도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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