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결정]자영업자총연대 “김영란법 ‘합헌’ 유감···법 수정해야”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계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외식업중앙회 등 300여개 단체로 구성된 자영업자총연대는 28일 논평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이상(理想)’에 매여 이미 법 취지를 상당히 훼손한 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며 “전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허탈감을 넘어 강한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자영업자총연대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초석을 세우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기에 헌재의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면서도 “그동안 생계를 뒤로 하고, 현장에서 김영란법의 경제적 부작용과 부정적 파장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던 소상공인업계는 벌써부터 막막함이 엄습한다”고 토로했다.

또 적용 대상에서 국회의원이 빠졌다는 점, 청탁이나 접대가 아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관습을 법의 강제성으로 묶었다는 점 등을 들어 “김영란법은 취지만 살린 ‘성형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경제연구원의 지난 6월에 발표한 ‘김영란법의 경제적 손실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수축산물 판매 손실이 약 연간 10조원에 이를 것이며, 음식업에서만 연간 8조49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며 “소비재 유통업의 손실 규모도 각각 연간 1조97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으므로 김영란법 시행으로 연간 2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그 경제적 손실은 바로 내가 입어야 하고 내 이웃이 입어야 하는 것이고, 있는 자 보다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인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가 고스란히 맞아야 할 폭탄”이라며 “우리는 생계를 걱정하고 일터를 잃어야하며 삶의 터전을 떠나 길거리로 나서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자영업자총연대는 ▲농·수·축산과 화훼는 1차 기반산업인 만큼 적용 품목에서 배제할 것 ▲식사는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선물은 5만원에서 7만원~10만원으로 제한액수를 상향해 현실화 할 것 ▲경제 활성화 대책 및 자영업자의 피해 관련한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식사와 접대 상한선을 5만원으로 올리면 피해 규모가 연간 3조8000억원이 줄어들어 연간 4조6800억 원이 될 것”이라며 “선물의 경우 상한선을 현행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릴 경우 소비재 유통업 손실 규모가 각각 1조3900억원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자총연대는 “이런 선제적 조치 없이 무조건 억누르는 법 집행은 결국 경제적, 정치적을 넘어서 범사회적인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그 파국에 대한 책임은 국가의 몫”이라고 역설했다.

정혜인 기자 hi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