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호텔롯데 총무부 입사로 그룹과 인연 2007년 그룹 정책본부서 신동빈에 능력 입증황각규·소진세와 ‘3인방’으로서 해결사 역할 자처롯데그룹 “갑작스런 비보에 충격”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인원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과 차에 남겨진 유서로 미루어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인원 부회장은 경북대 사대부고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호텔롯데 총무부에 입사하면서 롯데그룹과 연을 맺었다.
14년간 호텔롯데에 몸담은 이 부회장은 1987년 롯데쇼핑 관리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상품매입본부(전무)와 영업총괄본부장을 거쳤고 1997년에는 롯데쇼핑 대표이사(부사장), 이듬해에는 사장으로 연이어 승진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2007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면서 당시 정책본부장이던 신동빈 회장에게 역량을 인정받았고 2011월에는 정책본부장으로 승진하며 오너일가가 아닌 사람 중에서는 처음으로 부회장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 중 불거진 ‘살생부’ 논란에 이 부회장의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재계 전반에 ‘신동빈의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사장 등과 함께 ‘가신 3인방’으로 입지를 굳히며 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호 세력을 결집하거나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자처해온 것이다.
롯데 측에서도 이 부회장이 전반적인 핵심사업을 관장해왔다고 전하며 그룹이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방향을 넓혀나가는 데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함이나 불시에 점포 매장을 방문하는 현장점검으로 유명했고 롯데타운 건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때문에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6일 오전 이 부회장을 소환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장으로서 경영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각 계열사가 조성한 비자금이 그룹 정책본부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신 회장을 변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남긴 유서의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는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과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측은 “이인원 부회장의 비보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평생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이인원 부회장이 고인이 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는 입장을 표시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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