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行]조양호 사재출연 카드까지 꺼냈는데···외면당한 한진그룹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 불가 방침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한진그룹은 30일 채권단 발표 직후 내놓은 입장자료를 통해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진그룹은 그동안 그룹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2013년 이후 한진해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 왔다.

특히 한진해운 지원을 위해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알짜자산이었던 에쓰오일 지분 28.41%를 전량 매각한 뒤 한진에너지 차입금 상환 등을 제외한 9000억원 규모를 한진해운 회생에 사용했다.

이밖에도 한진그룹 차원에서 총 1조2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먼저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로 4000억원, 영구채로 2200억원, 교환사채 TRS 보증으로 2000억원 등 총 8259억원을 지원했다.

㈜한진은 신항만 지분과 평택터미널 지분인수를 비롯해 아시아 역내 노선 영업권, 베트남 터미널법인 지분 인수 등을 통해 2351억원을 지원했다.

한진칼은 한진해운의 미국·EU·아시아 등의 상표권을 매입하는 형태로 총 1857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종합하면 한진그룹이 지금까지 한진해운에 지원에 사용한 금액이 총 2조2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구원투수를 자청하며 2014년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해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고 정상화를 위해 힘써왔다.

조 회장은 고 용선료 선박 반선을 통한 비용절감, 노선 합리화, 저 수익성노선 철수에 따른 수지 개선 등 뼈를 깎는 수준의 원가절감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한진해운 회생에 집중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한진해운이 최종 제출한 자구안을 통해 밝힌 지원 규모 5000억원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개인 자격으로 1000억원 상한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결정한 바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은 채권단이 요구했던 사재출연 의지도 드러냈지만 결국 채권단은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65년 역사의 한진해운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진그룹 측은 “해외 채권자와 선주사들의 협조까지 힘들게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이 내려져 안타깝다”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한진그룹은 해운 산업의 재활을 위해 그룹이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