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점 대비, 65.11% 주가 하락 겪어기술수출 계약 위험 재부각
지난 7일 한미약품은 전장보다 3만7500원(10.76%) 떨어진 31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8만8000원까지 하락했지만 그나마 낙폭을 조금 축소했다. 한미약품의 하락세는 얀센과 체결한 비만·당뇨 신약인 ‘JNJ-64561111’의 임상 1상 환자 모집 유예 소식 때문이었다.
동부증권 구자용 연구원은 6일 “미국임상정보웹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얀센은 11/30일 HM12525A(JNJ-64561111)의 환자 모집 보류를 고지했는데, 신규환자 모집을 일시 보류한 것인지 향후 임상이 지속될 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며 “16년 내로 기대해왔던 2상 임상 개시 시점이 임상 결과 검토 기간을 감안하면 17년 초로 늦어질 수도 있겠으나,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동일한 이유로 연기된다면 계약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약품 측이 “임상 중 자주 발생하는 일시적 조치며 얀센과의 파트너십에도 전혀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시장 반응은 예민했다. 현재진행 중인 검찰 조사와 5조원 규모의 계약인 퀀텀프로젝트 중 에페글레나타이드(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의 생산 차질로 인한 3상 임상 지연 등으로 기업 신뢰도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같은 날 한미약품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도 14.83%나 폭락하며 시장 우려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한미사이언스 또한 장중 한때 5만6300원까지 내리며 최저치를 경신키도 했다. 작년 한 해 동안 7조5000억원 이상의 계약수출을 성사로 급등세를 타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초라한 숫자다.
실제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2015년 고점과 올해 저점을 비교하면 양사 모두 60% 이상 주가가 내렸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해 11월 10일 86만951원에서 올해 12월 7일 28만8000원으로 65.11% 주가가 하락했으며 한미사이언스도 지난해 11월 9일 21만4539원에 비해 73.75%나 주저앉았다. 일 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주가가 반토막을 넘어 1/3토막 난 셈이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의 지분 평가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의 지분(한미사이언스 34.91% 보유, 9월말 기준) 평가액은 지난해 고점 기준으론 4조원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1조2000억원(전일 8일 종가기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부인과 자녀, 친·외손녀 등 일가족에게 무상증자로 증여한 지분(18.9%)의 평가액도 지난해엔 2조원을 넘겼었지만, 현재는 6200억원 수준이다. 오너일가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막심해 몇몇 개인투자자들은 회사 측에 주가 회복대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정보라 연구원은 “HM12525A의 경우 글로벌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에서 기술수출이 되었고, 얀센이 다시 임상 1 상을 진행 중에 환자모집을 조기 중단했기 때문에 신약개발 실패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단 “폐암 신약 개발중단과 계속되는 임상 지연 소식으로 기술수출한 전체 파이프라인에 대한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태”라며 “R&D(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업종에 대한 수급이 개선될 때까지 주가는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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