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개월만에 1200원 돌파수출기업 가격 경쟁력 강화효과 긍정환율 급등땐 물가상승·자본유출 악재트럼프 정부 韓환율 조작국 가능성도
이처럼 정유년 강달러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이 한국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이에 따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소비자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고환율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환율로 인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하며 한국경제에 ‘약’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강달러 시대 도래=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고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올 초 까지 30원 넘게 급등하며 1200원 선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9개월 여 만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3차레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고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 대외변수의 영향을 받아 상반기 까지는 달러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한 것과 함께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점 등에 따라 당분간은 신흥국 통화 가치의 하락과 동시에 달러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환율상승, 수출엔 ‘약’=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는 점은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환차익이 늘어나는 등 호재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 수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증권시장에서 수출주 업종이 강세를 보인점은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마냥 호재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 자료에 따르면 한은 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상승이 수출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6년 사이 환율이 1% 상승(절하)할 경우 수출물량이 0.56%증가했지만 2012년~2015년의 경우 수출물량 증가는 0.28%에 불과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나, 향후 보호무역 주의 강화 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수출기업들은 가격 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 견인···경제에 ‘독’=고환율이 국내 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수입기업 등에는 충격을 안길 수도 있다. 달러화의 가치가 오를 경우 수출업체와는 달리 수입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 할 수 있으며 외국인 자금 유출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통상 수입하는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는 등 수입단가가 상승, 이는 수입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에 수입업체가 국내 시장에 내놓는 재화의 가격도 오르며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더군다나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등으로 식료품 물가가 치솟는 등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물가의 추가 상승은 국내 경제에는 독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 자금유출은 미미한 편이다.
이와 관련해 주식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은 미미한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상승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韓 환율조작국 지정 큰 변수=강달러 기조와는 별개로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우리나라의 외환시장과 수출,수입 모두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미국 의회에 제출한다. 이 때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달러를 초과하거나 GDP 대비 경상흑자가 3% 초과하는 경우, 지속적 일방향 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할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지정하게 된다.
미국이 해당 국가를 환율조정국에 지정될 경우 해당 국는가 향후 1년간 환율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즉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 조달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무역 제재를 가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 수준은 지난 2013년 이후 부터 지속해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속해서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에 포함해 왔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에 앞서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깊은 우리나라를 우선 지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우리나라의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할 수 없게 된다. 즉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국이 제시한 환율조작국 기준을 볼 때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secrey97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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