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D 회생채권 나올때마다 지분률 올려최근 99%대까지···조만간 100% 취득먹튀자본 이미지 벗고 지속·책임경영의지김석준 회장 행보 탄력···두바이 등 수주예고
2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월 ICD가 쌍용건설을 인수할 당시 지분율은 94.13%였다. 이후 매분기 마다 잔여지분을 취득하면서 지난해 9월말 기준 96.76%까지 올렸다. 최근에도 지분 취득을 계속하면서 99%대까지 지분률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머지않아 ICD가 쌍용건설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대주주로서 쌍용건설 미래에 대한 확신을 표현한 것이다. 거래할 수 없는 주식을 보유한 채권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도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ICD의 쌍용건설 보유 지분률이 매분기마다 높다진 이유는 회생채권자들의 지분 때문이다. ICD는 일부 회생채권을 출자전환하는 식으로 채무 변제를 계속해 나가는 등 쌍용건설 지분 취득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업계에선 ICD의 쌍용건설 완전소유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ICD의 쌍용건설 완전소유의 배경에는 ICD 특유의 기업문화가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자산규모가 230조원(2015년 기준)에 이르고, 투자자산도 170조원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 2대 국부펀드 ICD는 에미리트항공, 두바이 이슬람은행, 에미리트 석유공사 등과 부동산 개발업체 에마르 지분 등을 소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도 자회사인 에마르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ICD수장(首長)이다. ICD는 기본적으로 자회사에 대해 100%지분 소유라는 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아랍에미리트 국적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 주식지분도 전부 ICD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먹튀자본이 아니라는 메시지 전달 성격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자본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건설사를 소유하다보니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업계 안팎에서 먹튀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ICD가 지분 전부를 소유하게 되면 이런 의혹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책임경영이나 지속경영에 대한 의지를 ICD가 강하게 표출해 보이면서 국내 쌍용건설의 경영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김석준 회장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ICD라는 날개를 달고 두바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4년만에 턴키사업에 재진출하는 등 잇따라 의미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으나, 연간 매출이 과거보다 축소되는 등 고민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인 상황. 실제 한때 코스닥 상장 업체로 코스닥 매출 1위기업을 달성하기도 했던 쌍용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이 5430억6673만원으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부터 재도약을 본격화해야 하는 김석준 회장으로서는 ICD의 각별한 애정과 최대주주로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실제 쌍용건설은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의 해외 수주난 속에서도 1분기 안에 두바이에서 조단위 프로젝트 수주를 예고하는 등 나홀로 호황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수익이 예상되는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쌍용건설 내부에선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으나, 중동펀드가 국내 건설사에 대해 완전 소유한다는 건 눈여겨볼만하다. 책임 경영이라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자칫 돈자랑이나 먹튀를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ICD나 쌍용건설측도 이같은 지적을 간과해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