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주사 전환 가시화···5월께 결론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미전실 해체로 험로 예상됐지만

이상훈 CFO, 예정대로 지주사 전환 검토 추진 확인

다만 국회서 상법개정안 통과 합의로 시기 당겨질 듯

삼성전자 인적분할 가능성···지배력 강화에도 긍정적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삼성그룹이 경영쇄신안 발표하고 경영 투명성 강화와 개혁을 약속한 가운데 쇄신안의 마지막 단계로 보이는 지주사 전환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야3당이 3월 임시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통과를 합의한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삼성의 발걸음이 빨라지게 됐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그동안 비판받아온 순환 출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3월 임시국회에서 상법개정안 통과를 재추진하기로 하고, 상법개정안 4개 항목 통과에 합의했다.

발의된 상법 개정안에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자사주 의결권 제한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 금지 조항은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하는 기업이라면 개정안 시행일 전에 인적분할을 마무리해야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을 예고한 삼성 역시 개정안 시행 전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상법 개정안의 시행 시점은 공포 후 1년 후부터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되고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이 무기한으로 연기될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삼성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4일 “지주사 전환은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현재 검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발표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29일 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르면 5월께 지주사 전환 여부를 발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한다. 일반적으로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지주회사는 기존의 자사주를 그대로 보유하면서 신주를 배정받아 지배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가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게 되면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통해 사업회사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어 미전실의 역할을 지주사가 할 수도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 내 지배력의 추가 확보는 인적분할 시 자사주를 활용한 지주회사 전환이 최선”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시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상기 개정안의 입법화에 앞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추가 확보가 가능함은 물론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 해소가 상당 부분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는 현재 삼성전자가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과도 일관성 있게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