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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라는데···고통스런 서민들

경기 회복세라는데···고통스런 서민들

등록 2017.04.24 14:41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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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실업률 동반상승에 고통지수 6.4···5년 만에 최고낙관론 펼치는 정부···“한국경제 실물부문 회복 조짐 나타나”여전히 얼어붙은 국내 소비심리···OECD 32개국 중 30위현대경제 硏 “세계 경기 회복세···한국은 수출만 좋아”

물가 급등.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물가 급등.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아버지는 구조조정으로 강제정년을 맞아 동네 조그만 치킨집을 차렸지만 파리만 날리고 있다. 어머니는 비싸진 물가 탓에 두부 한 모 사는데도 수차례 고민을 하신다.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째 취업 원서만 넣고 기다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집계됐다. 이 둘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6.4로 이는 2012년 1분기(6.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인 삶의 질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해 계산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분기 8.6까지 오른 경제고통지수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제고통지수가 갑자기 뛴 것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탓이다. 유가가 반등하고 농·축·수산물 물가가 올라 물가 상승률이 높아졌다. 또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가 계속되며 실업률은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와 올해 모두 4.3%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도 10.8%에 달해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가정주부인 김규빈(55·여) 씨는 요즘 들어 시장가기가 꺼려진다. 물가가 올라 반찬 재료 하나 사러 가기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 이유다. 김 씨는 “시장 물가가 너무 올라서 채소 하나 사는 것도 겁난다”며 “식재료 사는데 물건을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는 경기가 이제 살아난다는데 남편 월급은 제자리고 물건 값만 계속 올라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회복세라는데···고통스런 서민들 기사의 사진

이처럼 서민들의 가계 고통지수는 높아졌지만, 정부는 향후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모습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계 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실물부문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6%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6%에서 2.7%로 올려 잡았다.

특히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두 달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10월(102.0)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경제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및 설비 투자의 개선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CCI는 올해 1월 98.7포인트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한국의 CCI는 OECD 32개국 중 30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OECD 평균인 100.56포인트도 안 되는 낮은 수준이다. 즉 소비심리가 회복된 것은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연속 하락해 바닥을 찍고 소폭 오른 효과로 글로벌 소비심리에는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현대경제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살아나는 글로벌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해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경기가 불황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수출 경기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진단도 함께 나왔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는 회복 조짐이 보이지만 한국 경제는 회복되는 수출 경기보다 내수 경기가 여전히 불황인 내 ·외수 디커플링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내 수출 경기의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주요국 시장 진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 현대경제연구원 제공사진=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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