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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기조 맞추는 재계···비정규직 축소에 상생까지

새정부 기조 맞추는 재계···비정규직 축소에 상생까지

등록 2017.05.26 10:59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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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롯데, SK 등 새정부 정책 기조에 맞춘 정책 내놔삼성 대·중기업 상생, 롯데·신세계·SK 등은 일자리 정책 일각에선 일자리 창출 위한 기업 환경 조성 필요 주장도

일자리 정책‧재벌 개혁에 시동을 건 새 정부에 호응하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와 롯데, 신세계 등은 정부 정책에 궤를 같이하는 비정규직 축소, 대‧중소기업 상생 등의 노력을 잇달아 내놨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과 기업 환경 조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6일 재계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문재인 정부에 발을 맞추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고 SK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는 비정규직 축소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대‧중소기업간 상생 협력과 공정한 시장질서 구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내달부터 1차 협력사가 3천여개에 달하는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다. 그동안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만기 60일짜리 어음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는 게 오랜 관행이어서 2차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하나·신한·국민은행과 총 5천억원 규모의 ‘물대(물품대금)지원펀드’를 조성해 1차 협력사에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물품대금 지급용으로 대출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와의 월평균 거래금액 안에서 필요 금액을 1년간 빌려주는 방식이다. 물대지원펀드는 2020년 5월까지 3년간 운영되는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오래된 관행을 깨고 재계 전반으로 확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고용이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면서 “성장에 따른 고용 확대, 청년과 기성세대의 조화로운 고용을 추구하겠다”고 전했다. 롯데는 향후 5년간 7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채용 목표를 1만5000명 이상으로 잡았다. 이달 말 열리는 대규모 상생 취업박람회를 통해 채용을 진행한다. 2015년에는 1만4000명, 지난해에는 1만5000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는 작년 이상 수준으로 올해도 채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마트위드미는 우수 가맹경영주를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정규직으로 선발된 경영주는 기존 점포는 계속 운영하면서 본사 직원과 동일한 처우를 받게 된다.

SK브로드밴드는 52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SK브로드밴드는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자회사를 신설해 간접고용 인력인 하청 대리점 직원을 모두 직접 고용에 나선다. 구성원의 사기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앞으로 SK그룹 내 홈 서비스 제공을 위한 허브로 자회사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춘 눈치 보기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 가운데 일자리 정책에 가장 중점을 뒀고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것도 일자리 정책이다. 청와대에는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됐다. 또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하며 재벌 개혁의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해당 기업들은 정부 정책 등 다른 고려는 없다면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정부의 방향성이 반영됐다는 것이 외부의 시선이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노력에 맞춰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기업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대내외의 영향으로 녹록하지 않다”면서 “기업 때리기식 규제는 기업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신규채용과 비정규직 축소 등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토대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면서 “비합리적 규제를 개혁하고 풀어주는 것이 일자리 총량을 늘리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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