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정책실장·공정위원장 맡아시동 걸리는 J노믹스···수득 주도 성장 견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장 실장은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적·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이뤄내 국민 모두가 더불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장 실장은 1997년 참여연대에서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아 소액주주 운동을 한 이후 줄곧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경영 형태를 비판해 왔다. 그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여 년간 한국 경제를 보면 국가 경제는 성장했지만 성장한 만큼 가계소득이 늘지 않았다”며 “소득을 만들기 위한 일자리, 그리고 그 소득으로 국내 수요가 창출돼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고 경제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재벌 저격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노사정위원회 경제개혁소위 책임전문위원, 재정경제원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 등을 거치며 재벌 개혁 운동에 앞장서 왔다. 김 후보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액주주운동부터 시작해 20년간 재벌의 편법·불법상속, 전근대적 지배구조, 내부거래 등에 문제를 제기해온 재벌개혁 전문가로 꼽힌다. 장 실장과는 소액주주운동을 함께한 인연도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정위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단을 통해 우리 시장경제 질서를 공정하게 하고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공정거래위 전속고발권 폐지 방안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 경제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경제부총리에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지명됐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국정 마스터플랜인 ‘비전 2030 보고서’ 작성을 주도해 문 대통령의 경제 기조를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옛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과 조정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관료란 점에서 지금 이 시기에 경제부총리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경제계·학계·정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유능한 경제전문가인 만큼 위기의 한국경제를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유능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그는 여러 정권에 걸쳐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다.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을 맡았고 이명박 정부 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정기획수석실 국정과제비서관을 역임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순탄하게 넘긴 데 이바지한 경제 정책통으로도 유명하다. 또 김 후보자는 옛 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 예산실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남다른 추진력과 조직장악력을 보여줬다. 그는 그동안 정책기획 분야를 주로 다뤄 예산과 재정, 정책에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김 후보자는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추진력, 기획력, 조정능력 등 팔방미인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정규직전환 등의 재원마련 계획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김 후보자의 합류는 문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 전문가뿐 아니라 청와대 근무 시절 각 부처의 경제정책을 조정한 경험도 있어 새 정부에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소신파 관료이기도 해 정 실장과의 관계에서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새 정부의 경제팀은 공직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 정책실장을 관료 출신 경제 부총리가 보완하는 구조다. 만약 두 사람 간에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호관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간에 기 싸움으로 혼선을 빚은 사례가 있다. 하지만 새 정부의 경제팀은 경제 기조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 실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김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원사격을 한다면 안정적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이 중소기업·소득 주도로 옮겨 갈 가능성이 커 향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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