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반대·지자체 규제강화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립 반대산업부, 탈원전 추진 TF 출범···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 가속화
탈원전 정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늘어나야 한다. 문제는 태양광이나 바람, 파도 등과 같은 자연에너지는 밀도가 높지 않아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지으려면 넓은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현재 기술로 1400㎿급 원전 1기를 대체하려면 태양광은 서울의 4분의 1, 풍력은 1.4배에 해당하는 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리 특성상 산지가 많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는 인구밀도가 높아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지을 넓은 용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립과 관련해 용지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연파괴, 소음공해 등의 이유로 전국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립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실 지역주민들에게는 원전도 유해·혐오시설이지만 신재생에너지 시설 역시 유해·혐오시설일 뿐이다. 풍력발전 시설은 소음, 저주파 발생 등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간다. 또 태양광 시설을 지으려면 주위 산림들을 훼손해야 용지를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대부분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설립 현장은 지역 주민들과 마찰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자체들도 가세했다. 지자체들은 신재생 관련한 규제를 강화해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자치법규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격거리 제한’ 등 신재생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한 지자체는 78곳에 달한다. 올해 관련 법규를 제·개정한 곳이 42곳으로 지난해보다 더 늘어났다.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런 갈등을 방치하면 2030년까지 에너지 사용의 20%를 신재생으로 충당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립을 두고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어 탈원전정책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탈원적 정책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일 현 정부 탈원전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산업부는 에너지 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에너지전환 국민소통 TF’를 출범시키고 “탈원전·석탄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새 에너지 정책의 비전과 추진 방안을 국민과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TF 단장으로 국장급 인사를 임명하고 학계, 에너지 유관기관, 시민·환경단체, 관련 협회, 민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해오던 에너지 관련 현안에 대한 종합적인 컨트롤타워가 마련되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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