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20%·LNG 80%로 대체 시 연간 19조9000억원 추가 부담현실상 신재생에너지 환경 힘들어···“신재생 발전 확대에 불리한 환경”LNG 의존도 높아지는데 국제유가 등 변수산재···에너지 안보 ‘빨간불’
아직 뚜렷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신재생에너지로 현재 전력생산을 대체하기에는 문제점이 많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신정부 전원(電源) 구성안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원자력의 지난 5년 평균 판매단가는 폐기물, 해체 등 사후처리비용을 포함하고도 kWh당 53원으로 태양광(243원), 풍력(182원), 액화천연가스(LNG·185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만약 태양광·풍력 20%, LNG 80%로 대체한다고 하면 연간 19조9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기에는 비용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도 문제가 된다. 태양광이나 바람, 파도 등과 같은 자연 에너지는 밀도가 높지 않아 전력생산을 하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기술로 1400㎿급 원전 1기를 대체하려면 태양광은 서울의 4분의 1, 풍력은 1.4배에 해당하는 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리 특성상 산지가 많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는 인구밀도가 높아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기에 불리한 환경이다.
현재 7차 전력수급계획(2015~2029년)을 살펴보면 원전, 석탄, 가스,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각 28.2%, 32.3%, 30.6%, 4.6%에 해당한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이 시행되면 해당 비중은 12.9%, 17.0%, 56.4%. 9.4%로 바뀌게 된다. 연료원별 설비용량은 원자력이 23.1GW에서 12.7GW, 석탄은 32.0GW에서 16.7GW로 줄어들고 가스는 31.5GW에서 55.3GW, 신재생에너지는 2.5GW에서 9.2GW로 확대된다. 정산단가는 지난해 기준 kWh당 원자력 67.9원, 석탄 73.9원, 가스 99.4원, 신재생에너지 186.7원이다.
가스는 원전과 석탄에 비해 단가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발전비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원전·탈석탄 시나리오 구현 시 발전비용이 2016년보다 약 21%(11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최근 신고리 5·6호기가 일시중단 사태를 맞으면서 신한울 3·4호기(각 1400㎿), 천지 1·2호기(각 1500㎿) 등 총 6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 중단사태를 맞게 됐다. 이로써 7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1500㎿ 규모의 신규 원전 2기까지 포함하면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설비용량은 1만1600㎿로 늘어난다. 이는 2029년에 정부가 계획한 원전 발전량(3만8329㎿)의 30.2%에 달하는 수치다.
더군다나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에너지 특성상 전력저장 기술이 아직 부족한 상태다. 실제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비중은 9.3%에 이르고 있지만 실제 발전량 비중은 3%를 조금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면 신재생에너지가 실질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LNG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LNG 발전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LNG는 국제유가에 연동해 가격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LNG 의존성이 높아지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또 전 세계적으로 LNG 구매가 몰리게 되면 가격이 폭등해 에너지 안보 위기로 직결되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황주호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앞으로 추가 원전 건설 및 계속 운전을 하지 않으면 21GW를 대체해야 하는데 LNG로 대체 시 추가 비용은 약 14조원, 전기요금은 25% 상승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시 추가 비용은 약 43조원, 전기요금은 79% 상승할 것”이라며 “전면적인 탈핵이 아닌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조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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