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계 “예비 발전소도 같이 지어야” 환경단체, 전력 예비율이 20% 넘어···공급 충분경제성 갖출 때까지 장기 계획 갖고 정책 펼쳐야
환경단체들은 “탄핵 다음 탈핵”이라며 원자력발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와 핵산업계, 원자력 학계 등은 에너지 대체 가능성을 두고 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하나의 쟁점은 전력 공급의 안정성 측면이다.
원자력 학계 측은 “신재생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이 없을 때를 대비해 예비발전소도 같이 지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재생 에너지를 11%로 한다면 다른 발전소를 89%만큼 짓는 게 아니라 100%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친환경단체 측은 “우리 전력 예비율이 20%가 넘는다. 신고리 원전 안 짓는다고 전기가 모자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장다울 캠페이너는 “가스발전소는 현재 이용률이 40%도 안 된다. 이 가동률만 높여도 석탄발전소·원자력발전소를 지을 이유가 없고 충분한 전력 공급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신재생 에너지가 원전만큼의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신고리 원자력발전 5·6호기를 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최대 4조 600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가구당(가계·기업·상가 포함) 많게는 해마다 18만 9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대체하면 석탄은 연간 6201억원, LNG는 1조 5548억원, 신재생에너지는 4조 6488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가구당 전기요금이 석탄의 경우 연간 2만 5000원, LNG 6만 3000원, 신재생에너지는 18만 9000원 정도 인상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LNG 발전 비중을 현재 18.8%에서 2030년 37%까지 올리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 확대가 확실시되지만 향후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 경우 세계 2위 LNG 도입국인 우리나라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재생에너지로 바꾼 나라들이 많이 있고 그 성공 사례가 있다”며 “그 사례들을 보면 비용이 그렇게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린피스 장다울 캠페이너는 “폐기 비용을 합하면 원자력이 싸지 않고 신재생 에너지의 경제성은 매년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원전 폐기로 인해 원자력 산업이 줄어들겠지만 반대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클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새 대체에너지 발전이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쓸 수 있는 재생에너지 자원량이 많다는 것은 알려져왔다”며 “그 중에 풍력보다는 태양광을 가용한 땅들이 많이 있는데 태양광 패널의 효율이 증가해 비용이 떨어지는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비록 땅이 있기는 하지만 인구에 비해서 가용한 땅이 적다.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 면적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나중에 토지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데 이제 그것은 고려가 안 돼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풍력발전소가 지금의 우리나라 원전 정도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시 면적 이상 풍력발전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환경단체는 “즉각적인 탈원전은 좀 어렵긴하다. 지금 24개의 원전이 가동 중이니까 이걸 한꺼번에 제로로 만드는 건 당연히 문제가 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한 20년, 30년 정도의 장기 기획을 가지고 서서히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그런 계기를 가지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으로 가는 정부 정책이 전체적으로 맞다. 대신 급제동을 거는 것은 좋지 않다. 석탄화력과 원자력을 동시에 없애려고 하는 것도 무리다. 전력요금 상승이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전체의 2% 수준인 국내 신재생 에너지 비율이 20%까지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민에게도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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