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놓고 GS-롯데건설 사활건 싸움반포주공1 현대건설 승리 비결 ‘절심함’설욕해야하는 GS 잠실 밀리면 자존심 훼손잠실 맹주 롯데, 안방 지켜야···물량공세
시공비만 5000억원에 육박하는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을 놓고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혈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수주 목마름이나 간절함이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에선 절박감이란 단어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실제 강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현대건설이 강남 터줏대감 GS건설을 누르고 단군이래 최대라는 10조원짜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을 품은 것도 배수의 진을 친 절실함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단 지나친 금품이나 향응 제공 등 엇나간 전략이라면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역풍을 맞을 수 있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최대어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라는 사실상 신생 브랜드로 강남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월등한 자이를 제친 비결이 절실함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15년 디에이치 브랜드를 론칭하고도 강남에서 큰 활약상을 펼치지 못한 현대건설로서는 반포주공1단지에서 밀린다면 숙원 사업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물론 강남 H라인까지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강남에 변변한 단지 하나가 없는 등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현대건설이 정수현 사장이 2번이나 수주 현장에 나서 최고의 단지를 약속하는 등 간절한 행보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000억짜리 잠실 미성크로바 대전도 마찬가지다. 최근 반포주공에서 뼈아픈 1패를 당한 GS건설이나 방배13에서의 패배를 설욕해야하는 롯데건설 모두 잠실에서의 승전보가 절실하긴 대동소이해서다. 자이를 앞세워 수주전에 먼저 뛰어든 GS건설은 물러날 곳이 없다. 텃밭이던 반포에서 강남 초짜라 할만한 현대건설에게 의문의 카운터 펀치를 맞고 비틀데고 있어서다. 잠실에서까지 밀린다면 또다른 강남 최대어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물론 송파권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 타 대단지에서 기세싸움에서 밀릴수 밖에 없다. 이는 미성크로바에 잠실 자이 깃발을 꽂아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에 GS건설은 특화 설계를 주무기로 장착했다. 특히 두 동을 연결한 스카이커뮤니티와 스카이 인피니티 풀을 제안했다. 일반분양 수익을 극대화해 총 5억1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보장하고, 미분양시 일반분양가로 100% 대물변제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맹주인 롯데건설도 배수의 진을 쳤다. 123층 잠실 롯데타워를 필두로 롯데월드, 롯데호텔, 롯데캐슬골드 등 최근 30년간 잠실이 사실상 롯데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도 롯데캐슬 브랜드를 단 아파트 단지가 하나 없어서다. 잠실주공 1단지부터 4단지 재건축 아파트에도 롯데캐슬 브랜드 달린 곳이 하나도 없고, 인근 잠실주공5단지 시공사도 삼성물산(래미안)과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이 선정돼 있는 상태라서 롯데건설로선 안방을 다 내준 상황. 때문에 잠심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롯데건설로서는 이번 미성크로바는 절대로 양보해선 안되는 사업지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롯데건설 CEO인 하석주 사장이 사업 설명회에 나서는 등 전면에 나섰다. 조합에 제출한 사업 조건도 역대급이다. 롯데월드 타워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3개동을 연결한 스카이 브릿지를 제안했고 단지 중앙에 직격 100미터의 중앙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9.0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도입하고 잠실역 연결통로에는 무비워크로 사실상 집 앞까지 연결하겠다고 제안했다. 게다가 미성크로바 조합에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게 될 경우 △환수제 부담금 569억원 지원 △공사비 569억원 감액 △이사비 1000만원 및 이주 촉진비 3000만원 지원 등 세가지 옵션을 내걸었다. 단, 양측의 물량 공세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서 국토교통부가 개입하며 이사비 시정 명령을 내린 바 있는 가운데 잠실 미성크로바의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대납 등으로 정부의 제재가능성이 있어서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1980년 준공)와 크로바맨션(1983년 준공)는 지난해 통합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함께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기존 11개동 1350가구가 지하 2층~지상 35층짜리 14개동에 총 1888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는 11일 오후 7시 송파구 잠실 교통회관에서 열린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fela@newsway.co.kr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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