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불가를 고수하는 중앙정부 상대로 ‘일단 후퇴’를 선언한 뒤 협상으로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푸지데몬 수반은 현지시간 10일 저녁 자치의회 연설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카탈루냐 독립 공화국을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카탈루냐와 스페인 간의 갈등 해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며 의회에 독립 선언절차를 몇 주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치정부는 지난 1일 진행된 주민투표에서는 43%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90.18%가 독립에 찬성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주민투표 자체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투표의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푸지데몬 수반은 “지난 몇 년간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관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더는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우리는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카탈루냐 갈등의 해소를 위해선 국제사회가 중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스페인을 상대로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고 미치지도 않았으며 단지 투표를 원했다”며 “모든 이들이 책임있게 행동하면 갈등은 평화롭게 합의의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푸지데몬 수반의 연설이 주민투표로 독립국이 될 자격을 얻었음을 알리는 동시에 높아진 협상력을 바탕으로 스페인 정부로부터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려는 ‘이중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푸지데몬 수반의 입장 변경이 스페인에 대한 일종의 ‘투항’으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주 초까지 ‘분리독립 찬성 의견이 승리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포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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