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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에 이자장사까지···금융권 도 넘어선 ‘모럴헤저드’

채용비리에 이자장사까지···금융권 도 넘어선 ‘모럴헤저드’

등록 2017.10.18 17:46

수정 2017.10.18 18:39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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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우리은행 등 곳곳에 만연 도덕성 사라지고 私益추구 몰두은행 가산금리로 이자장사 올인 “금융권 공공성 상실” 허탈감만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금융권이 집단적인 모럴헤저드에 빠졌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잇단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금융감독원 서울 여의도 본원 전경. 사진=금융감독원 제공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금융권이 집단적인 모럴헤저드에 빠졌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잇단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금융감독원 서울 여의도 본원 전경.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금융권이 집단적인 모럴 해저드에 빠졌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 채용 청탁을 일삼아 문제가 됐고 시중은행은 고무줄 같은 가산금리 적용으로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이같은 모럴 해저드는 금융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 등에서 최근 신입 직원 채용 등 업무 관련 각종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금융감독원이다. 올해 초 전직 국회의원의 아들을 경력직 변호사로 채용했다가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던 금감원은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 일부 간부가 특정 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필기시험 탈락자를 불법 채용한 것이 발각됐다.

결국 금감원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고 고위 간부 중 일부가 자리에서 내려왔으며 검찰의 추가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7일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에 대한 비판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금감원 외에 우리은행도 금감원 고위 간부 지인의 자녀, 우리은행 내부 간부 지인의 자녀, 국가정보원 관계자의 자녀, VIP 고객의 자녀 등 다수의 인사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취업 청탁을 했고 추천된 이들이 모두 채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 선상에 오른 곳은 일제히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원로나 고위층 인사들이 직계 자녀나 지인 자녀의 취업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공공성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금융기관 채용비리가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꿈을 짓밟았다면 은행권의 무리한 가산금리 조정은 국민들의 어려운 금융 거래 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는 지난 17일부터 일제히 올랐다.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9월 코픽스 금리(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8월보다 0.05% 올라 1.52%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담대 최종 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각 은행별로 내부위원회를 열어 산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은행별 가산금리는 향후 자금 조달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 등을 모두 종합해 산정한다. 문제는 이 가산금리 산정 과정이 은행별로 상이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어떤 은행은 기준금리보다 가산금리를 2~3배 더 높게 책정해 기준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대출금리는 변동이 없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이 문제는 시중은행이 지나치게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이자 장사’ 논란을 불식시키고 금융 시장의 전반적 혁신을 꾀하기 위해 가계 중심의 은행 영업 행태를 바꿀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고유의 영업 환경을 일방적으로 바꾸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논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국의 재촉에도 은행들이 꿈쩍하지 않고 ‘이자 장사’를 지속하는 사이 서민들의 빚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공공성을 외면하고 오로지 수익에만 눈이 먼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업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요소는 수준높은 도덕성과 광범위한 공공성이다.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금융권은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단기적 수익보다는 금융 소비자가 받아야 할 혜택을 먼저 고려한다면 모럴헤저드 논란은 해결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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