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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채용비리, 억울한 최흥식

금감원 채용비리, 억울한 최흥식

등록 2017.10.18 11:25

수정 2017.10.18 14:24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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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국감서 ‘채용비리 의혹’ 집중포화 최 원장 “임직원 일탈에 송구” 거듭 사죄관련 임원은 자리 비워 책임회피 논란일듯청탁한 금감원 출신 유력인사도 묵묵부답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 당국을 비롯한 금융권의 전반적인 ‘채용비리’를 향한 정치권의 거센 질타 속에 힘겨운 첫 국정감사를 치렀다. 하지만 정작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인물들은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책임회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난 채용비리를 놓고 여야 의원의 지적이 쏟아졌다.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전 부원장보 등 전직 임원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자리를 지킨 최 원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이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금감원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이뤄진 비위 행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신입직원 채용 중 당시 이병삼 총무국장이 금융권 유력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필기전형 합격대상이 아닌 특정지원자를 위해 고의로 채용 인원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민원처리 전문직원을 채용하면서도 점수를 수정해 합격자를 탈락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합격취소 사유인 ‘서류 오기재’를 눈감아주거나 지원자의 경력기간을 수정해 혜택을 준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엄정한 집행과 공정한 결과가 요구되는 금감원에 어떻게 채용비리가 발생할 수 있냐”고 개탄했다. 같은당 전해철 의원도 “조직에 대한 구조적인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역시 “금감원이 ‘비리 종합세트’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면서 “채용비리의 근원은 금감원과 금융위 출신 퇴직 간부가 외부에서 청탁을 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정치권의 계속된 질책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감원 임직원의 일탈행위로 심려 끼친점 송구하다”면서 “신임원장으로서 현 사태를 무겁게 생각하며 조속한 시일 내 관련자에 대한 엄중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죄의 뜻을 표시했다.

다만 정무위 의원들이 최 원장에게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주문함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종합국감에서도 채용비리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신임 원장에게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 원장이 임기를 약 1개월밖에 보내지 않은 만큼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사안 모두 그와 연결짓기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채용비리 당사자로 지목되는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전 부원장보는 이달 사표가 수리되면서 금감원을 떠난 상태다. 두 사람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는 있지만 국감에 앞서 조직에 큰 부담이 예상되는 만큼 금감원이 서둘러 이들을 내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은 지난달 관련 인물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 전 부원장보에게 청탁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금감원 간부 출신의 금융권 유력인사,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국책은행 부행장 등은 아직까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취임 후 1개월밖에 보내지 않은 최흥식 원장에게 과거의 사건에 대한 책임까지 떠넘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오히려 채용비리에 직접 연루된 관계자의 해명과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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