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주요 계열사 사명변경 완료다음달 1일 DB그룹 공식출범식 예정김준기 전 회장 미국서 신병치료 중장남 김남호 역할 확대 가능성 높아
23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은 다음달 1일 공식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의 사명에서 ‘동부’를 ‘DB’로 변경하는 작업을 대부분 완료했고 새로운 사명을 알리는 TV광고 등도 이미 시작했다.
동부그룹이 사명을 변경한 것은 동부라는 브랜드 소유권을 동부건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결국 동부그룹에서 분리됐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동부라는 브랜드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면 동부건설에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지난해 연말부터 사명변경을 고민해왔고 결국 DB그룹으로 새로운 사명을 확정지었다.
또한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기업으로 실추된 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그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도 사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DB그룹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과정에서 동부그룹 창업자이자 48년 동안 이끌어온 김 전 회장은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를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면서 지난달 불명예 퇴진했다. 현재 미국에 머물며 신병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DB그룹은 이근영 신임 회장 체제로 출범한다.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이후 사외이사·고문 등으로 동부그룹에 몸담아 왔다.
김 전 회장의 퇴진으로 갑작스럽게 이 회장이 등판하게 됐지만 결국은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상무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 초 임원으로 승진한 만큼 당분간 일단 이 회장을 보좌하면서 경영수업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지난 2009년 입사해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동부생명을 거쳤고 현재 동부그룹 금융부문 전략을 총괄하는 동부금융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제조업과 금융업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셈이다.
김 상무는 동부그룹 주요계열사의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한 최재주주이기도 하다. 김 상무는 ㈜동부 18.59%, 동부화재 9.01%, 동부증권 6.38%, 동부하이텍 2.04%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는 동부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고 동부화재는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지분구조상 김 상무가 동부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이 물러난 상황에서 동부그룹 최대주주인 김 상무의 역할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김 상무는 1975년생으로 올해 43세다.
결국 이 회장이 일단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김 상무도 동부금융연구소 외에 주요 계열사의 핵심 보직을 맡으며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분승계 작업도 서두르게 될지 주목된다. 김 전 회장은 이미 최대주주 자리를 김 상무에게 내줬지만 여전히 ㈜동부 12.37%, 동부화재 5.94%, 동부증권 5.0%, 동부하이텍 3.6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DB그룹이 출범하더라도 김남호 상무가 기존에 하는 일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원 인사도 계열사별로 진행하기 때문에 그룹 인사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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