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세대로 48년간 10대그룹으로 성장해여비서 성추행이라는 불명예 떠앉고 물러나갑작스런 사임으로 동부그룹 앞날 불투명장남 김남호 상무의 경영승계 본격화 전망
동부그룹 창업자인 김 회장은 아직까지 그룹에 대한 지배권이 확고한 상황이어서 향후 지분승계 등의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회장은 2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후임에는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근영 동부화재 고문이 선임됐다. 이 회장은 김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른 내부혼란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표면적으로 이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가는 모양새가 됐지만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증권 상무의 경영승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와 비교해 30~40년 늦게 창업했지만 한때 동부그룹을 10대 그룹으로 키워내며 2세대 기업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1969년 1월24일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시작으로 동부관광, 동부고속, 동부상호신용금고 등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기업을 키워나갔다.
1983년에는 미국 몬산토사와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실리콘웨이퍼 제조회사인 실트론(현 SK실트론)을 합작 설립하기도 했다.
정부가 금융시장을 개방하자 동부투자금융(현 동부증권)을 세우고, 손해보험업(동부화재)에 진출했으며, 미국 보험사 애트나와 합작으로 동부생명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동부제강(현 동부제철), 동부한농(현 LG화학에 인수됨), 동부전자(현 동부하이텍) 등을 설립하며 중화학공업과 반도체사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동부그룹은 철강과 반도체사업 등에 대규모 투자했다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그룹 모태인 동부건설을 비롯해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동부그룹 계열사는 23개로 자산총액은 8조2660억원이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절치부심했지만 결국 불명예퇴진하며 48년만에 현역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장남인 김 상무의 역할 확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상무 보유 지분은 동부 18.59%, 동부화재 9.01%, 동부증권 6.38%, 동부하이텍 2.04% 등으로 김 회장보다 많다.
하지만 김 회장 보유 지분도 동부 12.37%, 동부화재 5.94%, 동부증권 5.0%, 동부하이텍 3.61% 등으로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향후 김 상무를 비롯한 자녀들에게 자신의 지분을 증여하는 등 지분 승계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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