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러시아로 눈돌려 다각화러시아 영업팀 따로 꾸려확장 집중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사진>이 올 신년사에서 했던 말이다. 최근 이 부회장은 러시아에 다녀왔다. 발주처를 만나 사업 수주를 이야기했다는 후문이다.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출장이 국감 증인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대림산업은 러시아 수주를 위한 발걸음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대림산업의 해외 성적표는 좋지 못하다. 지난 달 31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영국 대표는 “대림산업의 경우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편인데 과거에 700억달러까지 했었던 수주 실적이 올해는 3분의 1수준인 250억달러”라며 “30년간 건설업에 몸담았지만 이렇게 해외 수주가 어려운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숫자로 봐서는 대림의 해외 시장 다각화가 절실해 보인다.
대림산업은 전통적으로 중동 쪽에 강하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수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최근엔 오랜 기간 우호관계를 맺어온 이란에서 2조 원 규모의 박티아리댐 건설공사 등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란 수주가 올해와 내년 대림의 해외사업에 큰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특히 올해 해외부문의 수주 부진이 심각하다. 내년 주택공급 물량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년 해외 수주가 상당히 중요한 국면”이라며 “내년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21조원 중 75.6%가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익의 레벨 업은 확인했지만, 이란사업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림이 언제까지 중동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도피성 해외 출장이라는 의혹을 받으면서도 이 부회장이 러시아로
출국한 건 그만큼 대림의 해외 신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무엇보다 대림산업은 이란에 이어 지난해 러시아 영업팀도 새롭게 꾸려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아직 국내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지 않은 국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기는 하지만 산업설비 약 14건(79억 달러 규모), 건축 약 53건(20억 달러 규모) 등으로 대형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 대림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쇼츠크 액화 천연 가스 공장(EPC) 등의 공사가 대표적이다. 강영국 대표도 해외 출장 중 러시아 시장을 빼먹지 않고 둘러보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러시아 출장으로 해외 확장과 다각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통해 해외 부진을 만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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