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회장 6년만에 지분 추가 매입이병철 부회장과 격차 7%대로 벌려주총서 '해임안' 지분싸움 예상 한 듯핀치 몰린 李 지분매입 맞대응에 관심
11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 8일 6년 만에 처음으로 자사 보통주 93만7825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권 회장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으로 21.96%에서 23.51%로 확대됐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를 기준으로는 20.22%에서 21.55%로 1.33%포인트 증가했다.
‘대주주의 책임 강화’라는 게 표면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긴급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이 권 회장에게 일선 퇴진을 요구하며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사를 드러낸만큼 권 회장도 추후 벌어질 지분싸움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과의 지분격차가 미비해 주총에서 의결권 싸움에 돌입할 경우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워 권 회장이 최악의 경우를 대비했다는 것이다. 이번 지분매입으로 권 회장과 이 부회장과의 지분 격차는 기존 5%에서 7%로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돌아오는 주총때까지 권 회장과 이 부회장의 지분 매입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은 이 부회장의 우호 세력의 주식까지 고려해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부회장의 경우 과반수 이사진 포섭에 실패한 만큼 지분 확보가 더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 사람이 본격적인 지분 싸움에 돌입한다면 권 회장이 월등히 우세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다올부동산신탁 매각 등으로 수백억원을 확보했지만, 수천억대 자산가인 권 회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앞서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과 취업포털 ‘잡코리아’ 등의 지분을 매각해 수천억대 자산가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 부회장은 이미 KTB투자증권 지분 확보를 위해 200억원 가량을 쓴 상태다. 또 이 부회장이 지분 매입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했다는 소문도 돈다. 그만큼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하지 못한 상태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늘리지 않을 경우 경영권 분쟁이 주총서 표대결로 갈 경우 현재 지분 격차만으로는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 폭행 논란과 횡령 혐의 등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어지면서 주주들의 신뢰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측이 이런 문제로 주주들을 설득할 경우 권 회장 측과의 표대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년이 훨씬 넘은 운전기사 폭행사건이나 검찰의 횡령혐의 수사 등으로 권 회장의 명성에 흡집이 나기 시작한 시점과 이 부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던 시기가 겹치는 것을 놓고 권 회장 측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실 권 회장이 부동산 전문가인 이 부회장을 영입한 것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김 전 회장의 측근인데다 KTB에 입사한 후 김 전 회장을 영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부회장이 KBT투자증권 경영에 참여 한 후 김 전 회장도 합류가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모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 사실 자체를 전면 부정하면서 권 회장이 낙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회장은 시장에서 지분을 차곡 차곡 늘려왔고 올 여름 이후 권 회장의 신뢰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사건이 일어 났는데 이중 일부 내용들은 회사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이어서 권 회장으로서는 배후로 이 부회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이유로 이 부회장이 애초부터 경영권을 노리고 김 전 회장과의 관계를 이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권 회장의 보유 지분이 최대주주치고는 비교적 적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이를 노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권 회장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기 전에 이 부회장과 권 회장의 지분차이는 약 5%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권 회장도 처음에는 이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설을 ‘뜬소문’으로 치부했으나, 회사에 이어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받고 사내 주요 요직에 이 부회장의 측근들이 자리한 것을 인식하고는 배후에 이 부회장이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간 경영권 분쟁이 내년 봄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주주총회 일정도 잡혀 있는 데다 앞선 이사회에서 서로의 뜻을 확실히 전달한 만큼 시간을 길게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권 회장의 지분 확보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인 동시에 이 부회장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로 풀이된다”며 “이 부회장이 지분 추가매입에 나설지는 확실치 않지만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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