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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해외투자 유리한 건 ‘부풀리고’ 불리한건 ‘덮고’

[자원3사 파헤치기]가스공사, 해외투자 유리한 건 ‘부풀리고’ 불리한건 ‘덮고’

등록 2018.01.10 16:12

수정 2018.05.16 17:59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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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피성 반성문 제출 후 투자 회수율 언론 홍보 강화호주 GNLG 사업, 회수 ‘걸음마’ 단계···불확실성 산재계약조건 변경 협상 틀어져 대우건설 계약해지 등 악재미얀마 프로젝트 매각, 부채감축 도움 2% 수준에 그쳐

가스공사, 해외투자 유리한 건 ‘부풀리고’ 불리한건 ‘덮고’ 기사의 사진

한국가스공사가 최근 해외 자원개발 사업 회수율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유리한 부분은 집중적으로 부풀린 반면 상황이 악화된 사업에 대해서는 이를 감췄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공사는 지난 달 26일 호주 GLNG 사업에서 약 2400만달러(한화 260억원)의 투자비 회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GLNG 사업은 저유가 시기에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LNG 도입으로 원료비를 절감하고, 고유가 시기에는 사업 수익으로 가스요금을 인하해 국민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국가 에너지 안보상 중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주 GLNG 사업은 이제 막 회수를 시작해 상황이 조금 나아진 형편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가스공사가 산업통상자원부 ‘혁신 TF’에 ‘해외자원개발 추진 실태와 반성, 그리고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가스공사가 호주 GLNG 사업에 투자할 당시 석탄층 가스전 개발의 기술적 불확실성, 공정지연, 자재비 상승, 유가 하락 리스크 대비 등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사회 의사결정 단계에서 투자비가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 재검토 없이 최종 투자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013년 5월 최종투자 결정 이전 발생한 건설비 증가 가능성, 페트로나스와 체결한 LNG 매매계약 가격조건 변경 등 변동 요인이 발생했다고 지적했지만, 최종적으로 경제성 검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감사원은 2014년 가스공사의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패키지 사업에 대해 웨스트컷뱅크 사업의 내부수익률(IRR)이 투자부적격인 9.2%로 나오자 혼리버 광구와 합산해 12.3%로 산정해 ‘경제성 부풀리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이런 잘못된 의사 결정의 원인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현재 캐나다 혼리버·웨스트컷뱅크 사업은 2012년 말 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운영사와 사업 구조조정을 협의했으나 가스판매, 인프라 건설, 탐사평가 등 기체결 계약으로 인해 구조조정 시기가 지연됐다. 결국 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가스공사는 자사에게 유리한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초 가스공사는 이라크 주바이르 사업 수행 출자 법인인 Kogas Iraq B.V가 누적 투자비 24억9000만달러 대비 25억3000만달러를 회수(누적 원유 회수 4373만5615배럴)해 투자비 회수율 101.6%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가 이라크 지역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한 곳은 주바이르 외 아카스, 만수리아, 바드라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주바이르 사업이 간신히 회수에 성공한 것이다. 바드라 프로젝트 투자 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대략 30% 정도 회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6일 이라크 바그다드 남동쪽에 위치한 바드라 유전에서 가스 처리 플랜트 상업이 가동되고 있지만 문제는 2020년 계약이 만료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기간을 연장하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라크 측과 면담의 주체는 러시아 가스프롬 회사가 주도하고 있어 연장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최근 사업 지연이나 계약 무산된 곳과 관련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아카스, 만수리아 프로젝트의 경우 2012년 수주 이후 급진무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해당 지역을 점령하면서 아카스, 만수리아 등 현지에서 치안 등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해 시작도 전에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이에 최근 대우건설은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9000억원 계약해지로 큰 타격을 입었다. 대우건설은 연말 이와 관련돼 투자자에게 공시를 했지만 가스공사는 어떤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현재 가스공사는 매각과 이라크 정부 측과의 계약조건 변경 협상 등 두 트랙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모두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전을 매물로 내놓아도 IS 초기 점령지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 사갈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이라크 정부 측과의 협상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가스공사는 개발 재개가 어려우면 기존 투자비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스공사가 수익이 나는 미얀마 프로젝트를 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스공사는 미얀마 해상 가스전에서 발생할 수익을 유동화해 223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해외 자원개발 여파로 늘어난 부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미얀마 A-1 및 A-3 광구에서 발생할 7년간의 현금 배당을 총 2235억원에 유동화했다.

특수목적법인(SPC)에 광구의 배당 수익증권을 사들이게 하고, SPC 지분 일부를 외부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이 회사 보통주 40%를 계속 보유하기로 했고, 60%의 우선주는 국내 기관투자가에 판매를 완료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얀마 프로젝트는 지분투자로 수익을 안겨주던 곳이다. 지분투자를 유동화시켜서 2000억 이상을 부채비율을 탕감하는 현금이 들어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200~300억 수준인데 몇 십년에 걸쳐 받기보단 회계 구조상 유동화하는 것이 모양상 좋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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