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정치에 참담하다” 성명 낸 MB 속내는?

MB, ‘측근’ 김백준․김진모 구속되자 성명서 발표

정치권이 본 MB 성명, 현 정권과 검찰 향한 ‘하소연’

추미애 “MB, 국민 앞에 진실 고백해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성명서를 발표하기 전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라’는 것이 저의 오늘의 입장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성명서를 통해 언급한 발언의 일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날 긴급히 성명을 낸 데는 다양한 이유가 나온다. 그중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조사를 예고했고, 이에 따른 하소연이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실제 검찰은 이명박정부를 대상으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불법 자금수수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기획관은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17대 대선 당시 불거졌던 이명박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인 ‘다스’ 관련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성명서를 통해 “저는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으로서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국정 수행에 임했다”고 입을 뗐다. 그리고 “퇴임 후 지난 5년간 4대강 살리기와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여러 건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고통을 받았다만, 저와 함께 일했던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는 없었으므로 저는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정권과 검찰이 보복정치를 하고 있다는 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최근 역사 뒤집기와 보복정치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데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보수를 궤멸시키고, 자신의 임기 때 발생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보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저와 함께 일했던 이명박정부 청와대와 공직자들에 대한 최근 검찰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게 분명하다”고 못박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 수사를 받는 우리정부 공직자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고 자신의 측근들을 감쌌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명에 상당수가 공감할지는 미지수다. 김백준 전 기획관은 물론, 김진모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2비서관이 국정원 불법 자금수수 혐의로 이날 구속됐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열린 오전 최고위원회의 때 “오늘 새벽 김백준씨와 김진모 전 비서관이 국정원 특활비 유용 혐의로 구속됐다. 이제 그 윗선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이뤄지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검찰은 모든 의혹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