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NT는 22년 전 영국 연구진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 썼던 기술이다. 영장류에서 이를 이용한 동물 복제가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은 “SCNT 기법으로 원숭이 두 마리를 복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지난 24일자로 실렸다.
SCNT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기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동물을 얻을 수 있다.
영장류 복제는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지난 1996년부터 여러 연구진이 이 방법으로 시도해 왔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원숭이의 복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CAS 연구진은 복제 수정란의 발달을 활성화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원숭이 복제 수정란을 만들 때부터 실제 수정란과 최대한 가깝게 제작했다. 핵을 제거한 원숭이 난자에 원숭이 태아의 체세포를 넣어 융합시켰다. 복제 수정란은 배반포기까지 잘 발달하도록 여러 화학물질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촉진했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으로 총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이후 79개를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나눠 착상시켰다. 그 결과 6마리의 대리모가 임신에 성공했다. 이 중 2마리는 새끼를 낳았다.
새끼 원숭이 두 마리는 체세포를 제공한 태아와 유전적으로 일치했다.
연구진은 새끼 원숭이들에게 각각 ‘중중’(Zhong Zhong), ‘화화’(Hua Hua)라는 이름을 붙였다. 중국과 중국인을 뜻하는 ‘중화’(Zhonghua·中華)에서 한 글자씩 인용한 것이다.
원숭이 복제는 지난 1999년 미국 연구진이 수정란을 분할하는 ‘할구분할’ 방법으로 성공했다. SCNT로 복제 원숭이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관계자는 “이번 원숭이 복제 성공은 3년에 걸쳐 복제 과정을 최적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연구실에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원숭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이런 복제 원숭이를 통해 뇌신경질환이나 암 같은 사람의 질환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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