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시스템’ 때문에···삼성생명, 보험료 자동이체 장애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국내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이 지난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자료 추출 관련 작업 일정을 조정하지 않아 보험료 자동이체 장애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생명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적사항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경영유의사항 1건, 개선사항 2건을 통보했다.

금감원 IT·핀테크전략국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ER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당초 개설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자료 추출 일괄작업을 매일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 개설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시급성이 낮고 시스템 리소스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일괄작업에 대해 수행일정을 조정하거나 시스템을 증설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보험료 펌뱅킹 자동이체 220만건을 처리하기 위한 일괄작업을 ERP 시스템 관련 자료 추출 일괄작업과 동시에 수행하면서 데이터베이스(DB) 서버 처리 용량 초과로 인한 장애가 발생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인 9월 29일부터 10월 10월까지 전산시스템 변경 작업을 통해 ERP 시스템을 도입했다. ERP 시스템은 회사의 경영자원을 계획 및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스마트포털을 대체해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업무 처리를 도와준다.

그러나 개설 이후 수개월간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아 접속과 업무 처리가 지연되면서 영업현장의 직원과 보험설계사는 물론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삼성생명은 또 보험료 납부 등을 위한 자동이체 약정 해지 관련 업무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고객이 자동이체 약정 해지를 신청한 경우 해지 정보를 은행 등 자동이체를 수행하는 금융사에 실시간 전송하고 있으나, 계약 해지로 자동이체 약정이 자동 실효된 경우 실시간 전송하지 않고 월 1회 전송해 자동이체 청구 오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금감원 측은 “앞으로 보험계약 해지 시 자동이체 해지 정보를 은행 등에 적시에 전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