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지만, 시장은 예상 밖의 안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시아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세를 나타냈다.
해외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근 지속되고 있는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번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일본은행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채권 매입 정책에서는 완화적인 입장을 유지한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 유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에 예상보다 빠르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일본은 오랜 기간 저물가와 디플레이션 환경이 이어졌지만 최근 물가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5월 도매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상승하며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월 기준 1.4%로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식과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일본은행은 장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뒷받침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시장은 금리 인상보다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정책에 더 주목했다. 일본은행은 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늦추고 2027년 4월 이후 월간 국채 매입 규모를 약 2조 엔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는 장기 국채 수익률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고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사실상 긴축 강도를 완화하는 비둘기파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국채 매입이 지속되면 장기 차입 비용 상승 압력이 제한되고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도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장 초반 하락세를 만회하며 반등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발표 직후 약 6만5600달러에서 6만6000달러 수준으로 오르며 투자자들의 안도 심리를 반영했다. 엔화 역시 미국 달러 대비 강세보다는 제한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며 시장이 금리 인상 자체보다 향후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고려한 절충안이라고 평가한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국채 매입을 유지해 시장 유동성을 뒷받침함으로써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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