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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문 대표, 6번째 초대형 IB 노린다

[증권 CEO 열전/메리츠종금증권]최희문 대표, 6번째 초대형 IB 노린다

등록 2018.03.21 17:13

수정 2018.05.15 15:02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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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취임 9년차로 장수 CEO···부회장 승진철저한 성과주의로 파격적인 인센티브제 도입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자기자본 3조원 돌파부동산 치중 체질 개선 과제···추가 증자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는 증권업계 대표 ‘장수 CEO’로 꼽힌다. 2010년 취임 이래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성과주의를 고수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회사 몸집 불리기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메리츠화재의 자회사에 불과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2010년 계열 분리와 함께 최 대표가 이끌게 되면서 메리츠화재 만큼이나 돈을 잘 버는 최고 계열사로 우뚝 올라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이익은 최 대표 취임 첫 해인 2010년 314억원에서 2011년 700억원, 2012년 821억원, 2013년 682억원, 2014년 1443억원, 2015년 4051억원, 2016년 3269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년 206억원, 2011년531억원, 2012년 629억원, 2013년 516억원, 2014년1447억원, 2015년 2873억원, 2016년 2538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57% 늘어난 4436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이익도 39.94%나 증가한 3552억원으로 치솟았다. 순영업수익도 2015년 3조2410억원, 2016년 4조9466억원, 지난해 5조297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최 대표가 추구한 철저한 성과주의가 있다.

최 사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제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면서 인재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최 대표는 미국 유학파로 중학교 1학년 때 이민을 떠나 파운턴밸리 고등학교(Fountain Valley)를 졸업한 후 엠허스트대학(Amheerst College)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스탠포드 대학(Stanford ㄴUniversity)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졸업했다. 뱅커스트러스트 부사장과 CSFB 부사장, 골드만삭스 상무 등을 지내며 미국 IB(투자은행)에서 선진 기법을 체득한 후 2010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해 미국식 성과주의를 도입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영업직 사원들 중 70% 정도가 기본 연봉이 낮는 계약직이다. 대신 수익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보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남자 기준 영업직 연봉 평균이 2억원이 넘어 단연 업계 최고 수준이다. 최 대표가 받은 지난해 연봉 18억2100만원 가운데서도 12억9500만원이 상여에 해당한다. 성과를 낸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메리츠종금증권은 우수인력 스카우트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최 대표는 실적뿐만 아니라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2020년을 대비해 회사 자기자본 규모도 크게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최 대표 취임 첫 해인 2010년 5252억원에 머물렀으나 2014년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합병(M&A)하면서 자기자본 1조원을 넘기며 업계 10위에 올라섰다.

이후 유상증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메리츠캐피탈 자회사 편입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현재 자기자본은 3조3100억원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5곳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 3조원 이상 규모의 증권사에 부여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해 메리츠금융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2016년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해 내년까지 회사를 이끌게 된 최 대표는 증권업계에서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에 이은 장수 CEO로 꼽힌다.

최 대표는 철저히 성과를 따지는 것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크게 노력했다. 그는 미국에서 일하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격식을 따지는 문화가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면서 의전과 격식을 배제하고 있다.

최 대표 스스로도 소탈한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무자들이 업무를 보고할 때도 임원실에 찾아가는 대면보고 대신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높였다. 일주일에 1~2회 정도 열리는 심의에서는 지위와 상관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 문화가 정착돼 있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룬 최 대표의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6번째 초대형 IB로 도약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면 이미 초대형IB에 지정된 5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글로벌 IB와의 경쟁도 펼칠 수 있게 된다.

부동산에 치우쳐진 사업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업계 유일의 종금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어 그 동안 기업금융과 부동산 투자를 강점으로 성장해 왔다. 기업금융 전문가 최 대표 취임 이후에는 기존의 리테일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기업금융 중심으로 개편했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을 집중 공략해왔다.

올해 메리츠종금증권은 국내 부동산 업황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영역으로 투자역량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성과주의를 표방하며 생긴 폐해도 최 대표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같은 직급이더라도 본사 직원과 현장 영업직원간 임금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어 조직 내 위화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나치게 높은 비정규직 비율도 지속적으로 비판 받는 부분 중 하나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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