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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회장 “채용비리 휘말려 죄송”···KB노조 제안 안건 모두 부결

[현장에서]윤종규 KB회장 “채용비리 휘말려 죄송”···KB노조 제안 안건 모두 부결

등록 2018.03.23 15:06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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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조, 의안상정 문제 제기·윤종규 회장 도덕성 지적

KB금융, 제 1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최신혜 기자shchoi@newsway.co.krKB금융, 제 1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최신혜 기자shchoi@newsway.co.kr

23일 여의도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10시부터 시작된 주주총회는 국민의례와 출석 주식수 보고가 이어지면서 총회가 성립됐다. 그러나 주총이 시작된 지 11분 만에 안건상정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주총 안건 상정자인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제안한 정관변경의 건과 노조측이 제안한 정관변경의 건, 사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노조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목적사항으로 구분하지 않고 따로 상정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소수주주가 제안한 주총안건이 사측의 안건과 목적사항이 같음에도 따로 상정한 것은 주주들의 반대표결을 유도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이는 소수주주의 권리를 무시한 것이며 이사회 역시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주주제안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거액의 이사보수를 받으면서도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셀프연임 등을 막지 못한 이사회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종규 회장은 “이사회가 주주제안의 의결권 대리행사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의견권유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외국에서도 이사회의 의견표명은 일반적인 관행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 회장은 “KB금융 사외이사의 경우 보수는 타사와 비슷하지만 더 많은 회의를 열며 지배구조와 관련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하고 계시다”며 “셀프연임을 도왔다고 말하는 부분은 조금 더 신중하게 말씀해 달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분리상정한 이유에 대해 “지난 11월 임시주총 때 일반 주주들에게 발언 기회를 드리지 못했던 점, 원활한 주총 진행이 되지 못했던 점 때문에 분리상정한 것”이라며 “이 부분은 노조도 일정부분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일갈했다.

윤 회장이 회의를 속행하려고 하자 회의진행을 멈추며 발언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졌다. 혼돈 속에서 1호 안건인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이 통과됐다.

안건 통과 직후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지주와 은행장을 겸임하던 시절 때의 인사비리 문제로 직원들이 욕받이를 하고 있다”며 “금감원장의 경우 도덕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는데 윤 회장이 의장자리에 서서 회의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보냐”고 따져물었다.

윤종규 회장은 “저희나름대로 3년동안 인사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송구스럽다. 다만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며 “진행 중인 상황에 드릴 말씀은 없고 수사결과 지켜보면서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해명했다.
공직자 윤리법 또는 정당법에 적용된 인사를 사외이사로 정할 수 없도록 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의견이 충돌했다. 주주제안 한 KB노조 측은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주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낙하산 인사 방지조항을 넣는 것은 또다른 부작용 낳을 수 있다”며 “공직자 윤리법, 정당법에 넣으면 실제 정치 백그라운드를 가진 민간 인사 못 올 수 있다. 낙하산이라는 정의가 잘못 활용 되면 유능한 분을 역차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제안은 주식 수 대비 찬성률이 4.29%로 찬성 주식수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이상, 출석 주식수 3분의 2이상 만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하는 의안 역시 반대에 부딪혔다. KB노조 측은 “현재 회장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에서 빠졌지만 다시 들어갈 수 있어 정관에 명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주주는 “회장이 사추위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이미 결정 됐고 이사회 역시 금융당국의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적했다.

윤종규 회장 역시 “금융당국에서 회추위와 사추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지적을 받아들였고 이 사항이 입법사항으로 진행 중이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 의안 역시 출석 주식수대비 찬성률 31.11%로 부결됐다.

마지막으로 노조가 추천했던 권순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 역시 부결됐다. KB노조는 “노사관련 전문성을 갖추고 계시며 전체주주를 위한 기업가치 향상에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이다”며 설명했지만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이 4.23%에 불과해 부결됐다.

주주제안을 했던 KB노조의 잇따른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주주도 있었다. 한 주주는 “노조 측에서 큰 소리로 의안과 관계 없는 발언을 해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며 “노조가 험담을 하면 주가가 떨어진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주총이 끝난 뒤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윤종규 회장은 경영진을 비롯해 기자들을 향해서도 밝은 얼굴로 인사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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