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노사, 자구안 큰 틀 합의···공은 산업은행으로(종합)

STX조선 노사, 막판 극적 타협 성공에도

‘데드라인’ 넘겨 확약서 수용 여부 미지수

산은 “원칙대로 회생절자 전환 신청할것”

협상 내용 따라 정부와 추가 논의할수도

그래픽=박현정 기자

STX조선 노사가 마라톤 회의 끝에 극적으로 타협하며 노사확약서 제출만을 남겨둔 가운데 산업은행 측 수용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들의 최종 확약서가 이날 오전 중으로 제출될 예정이나 산은이 못박은 마감시한을 넘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10일 STX조선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12시30분까지의 협상에서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이라는 큰 틀에 합의했다. 이에 오전 중 조합원에 동의를 구한 뒤 확약서와 함께 산업은행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STX조선 측은 “지회와 회사는 노사확약서를 제출 협상 결과 마감 시간인 12시를 넘겼으나 밤새 긍정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노사 성실한 협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니 그 과정을 존중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노사는 자구계획 이행방안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해 상호 합의에 근접했고 10일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건비 절감방안을 제외한 자료(재료비·경비 절감, 생산성 향상, 수주 확대, 원가절감 등)는 이미 산은과 회계법인으로 넘어가 검증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노사확약서는 10일 오전 중 제출될 예정”이라며 “협의 과정을 존중해주길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공은 정부와 산은 측으로 넘어간 모양새가 됐다. STX조선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직 이들이 확약서 수용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비슷한 시각 보도자료를 낸 산은은 원칙대로 STX조선해양을 회생절차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기일인 9일까지 노사가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산은 측은 “중견조선사 진단 결과 발표 후 노조 측에 처리방안 수립 배경과 자구계획 제출 필요성을 설명했고 산은은 담당 부행장이 상주하며 동의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희망퇴직 외 아웃소싱 등 인력 감축에 반대하고 실효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컨설팅 이후 환율 하락과 자재 단가 인상 등 외부 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인 자구계획도 확보할 수 없게 돼 원칙적으로 회생절차 전환을 신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측 역시 회생절차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이사회 소집 등 회생절차 신청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회생절차 전환 이후에도 산은은 최대 채권자로서 법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역 경제 충격 등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힘쓰겠다”며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을 시사했다.

다만 산은 고위 관계자는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는 했지만 최종 결정은 STX조선 노사의 협상 내용에 달려있다”면서 “의미 있는 내용이 담겼다면 정부와 다시 협의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