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조선일보·TV조선 보도 관련 논평을 통해 “대단히 엄중한 시절”이라며 “기사 한 꼭지가 미치는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미 상황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그러면서 조선일보·TV조선의 한반도 정세 보도 관련 “우리는 지금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공포를 벗어던질 수 있는 호기”라면서 “(그러나 조선일보·TV조선의 한반도 정세 보도는)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비수 같은 위험성을 품고 있는 기사들”이라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 - 조선일보 5월28일
“풍계리 갱도 폭파 안해··· 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 TV조선 5월24일
“북, 미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달러 요구” - TV조선 5월19일
김의겸 대변인이 작심비판한 조선일보·TV조선의 한반도 정세 보도들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남북미가 각자 핵심적 이익을 걸어놓고 담판을 벌이는 시점”이라며 “말 한마디로 빚어진 오해와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계속해서 “조선일보는 2014년 새해 첫날부터 ‘통일은 미래다’라는 대형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이제 그만 잡고 있는 발목을 놓아주시기 바란다. 어렵게 어렵게 떼고 있는 걸음이 무겁다”고 했다.
다음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조선일보·TV조선 보도 관련 논평 전문이다.
우리는 지금 하늘이 내려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공포를 벗어던질 수 있는 호기입니다. 하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아슬아슬한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 언론 보도가 그 위태로움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보도가 심각합니다.
“한미 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조선일보> 5월28일)
“풍계리 갱도 폭파 안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TV조선 5월24일)
“북, 미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달러 요구”(TV조선 5월19일)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비수 같은 위험성을 품고 있는 기사들입니다.
평소처럼 우리 내부만의 문제라면 굳이 들추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남·북 ·미가 각자의 핵심적 이익을 걸어놓고 담판을 벌이는 시점입니다. 말 한마디로 빚어진 오해와 불신이 커질 수 있습니다. 국정원 2차장이 몰래 평양을 방문했다는 기사를 그대로 믿게 된다면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우리 정부의 말을 계속 신뢰할 수 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정직한 중재자일 수 있을까요?
TV조선의 보도대로라면 북한은 상종하지 못할 존재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거액을 뜯어내는 나라가 돼버리고 마는 겁니다. 만약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를 이런 방식으로 묘사했다면 당장 법적 외교적 문제에 휘말렸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보도는 한차례에 그치지 않고 후속 오보를 낳기 마련입니다. 여의도의 정쟁은 격화되고 국민들 사이에 파인 골은 더 깊어집니다.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언론 본연의 자세입니다. 남북 문제나 외교 관계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사실 확인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국익과 관련한 일이라면, 더구나 국익을 해칠 위험이 있다면 한번이라도 더 점검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 스캔들 기사에도 적용되는 크로스체크가 왜 이토록 중차대한 일에는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우리 언론에게 북한은 ‘사실 보도’라는 기본원칙이 매우 자주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지켜지지 않던 보도영역이었습니다. 정보의 특수성 때문에 오보로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거짓임이 드러나더라도 북한이 법적 조처를 취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종이라는 유혹 앞에 언론인의 책임감이 무릎을 꿇는 경우가 너무도 잦았습니다. 이제 이런 보도 행태는 바뀌어야 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이 엄중해질수록 그 필요성도 커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2014년 새해 첫날부터 ‘통일은 미래다’라는 대형 기획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때 조선일보가 말한 ‘미래’와 지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는 ‘미래’가 어떻게 다른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70년 만에 맞는 기회. 이번에 놓치면 다시 70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릅니다. 이제 그만 잡고 있는 발목을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어렵게 어렵게 떼고 있는 걸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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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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