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제재’ 임박···칼자루 쥔 김용범, 어떤 결정 내릴까

7일 증선위부터 제재 수위 본격 심의

金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 강조

삼성 옥죄는 금융당국···중징계 유력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임박했다. 감리위의 손을 떠난 제재 심의 결정권은 이제 증권선물위원회로 넘어왔다. 이 때문에 제재 심의 결정권자인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의 행보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지난 5월 31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감리 결과 조치안에 대한 심의를 종료하고 심의 결과를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5월 17일과 25일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감리위 회의는 오후 오후 3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단독 심의는 자정을 넘겨 1일 새벽에서야 끝났다.

감리위원회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과정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110호 등에 따라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심의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사항의 쟁점별로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 고의성 여부 등을 검토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의 콜옵션이 실질적 권리인지를 가리고 콜옵션의 실질성이 2013년 이후 변했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판단했다.

이제 공은 증선위로 넘어왔다. 감리위에서 결정된 의견은 상위 기구인 증선위로 이첩돼 오는 7일 회의에서부터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간다.

물론 7일 회의에서 제재 수위에 대한 결론이 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회계 부정 사건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제재 심의도 증선위 회의가 세 번이나 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심의도 두 세 번의 회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이 가는 인물은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다. 김 부위원장은 증선위를 이끌고 있다. 그는 감리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심의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모든 결정은 증선위가 내린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5월 15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감리위는 어디까지나 증선위의 의결에 도움을 주는 자문기구이며 감리위의 의견을 증선위가 뒤집을 수 있다”며 “증선위원장인 본인과 증선위원들의 결정을 믿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만약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감리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어도 증선위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자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는 상당히 높은 수위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증선위가 금감원 측의 의견에 손을 들어준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행한 것으로 판명되고 수십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삼성그룹 계열사를 전방위적으로 옥죄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자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동안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수된 최고 수위의 과징금 규모는 효성의 50억원이며 대우조선해양이 45억4500만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뛰어넘는 60억원대의 과징금 징수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결국은 앞으로의 증선위가 대심제로 열리는 만큼 김 부위원장 등 증선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감원의 의견을 얼마나 균형 있게 듣느냐에 따라 제재의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