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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금융권 채용관행, 근본적 개선해야”

윤석헌 금감원장 “금융권 채용관행, 근본적 개선해야”

등록 2018.06.04 10:00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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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금융협회장 간담회학력·성별 등 차별 관행 없애야은행권 모범규준 전 금융권으로 청년 일자리 등 채용 확대 주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6개 금융협회장을 만나 채용관행 개선을 요구했다.

윤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간담회에서 “그동안 금융권의 채용관행은 달라진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8일 윤 원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각 금융업권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윤 원장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금융권에 대한 채용비리 검사에서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관행이 다수 드러났고, 이로 인해 금융사 임직원들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매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는 채용 과정에서 고학력자와 남성을 우대하거나 임직원 추천 제도를 운영하는 행위 등이 개별 회사의 재량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모두 떨쳐버리고 공정하고 투명한 새로운 금융권 채용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올 초 하나은행, 국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의 검사를 통해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을 적발했다.

이후 3월 회장 선임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대립각을 세우던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 사장 재직 시절 채용비리에 연루돼 취임 6개월만에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에 재직했던 2013년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한 특별검사를 실시해 신입행원 최종 합격자 229명 중 32명이 특혜를 받아 채용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히 채용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피의 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윤 원장 취임 후인 지난달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3곳의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 회사에서는 임직원 자녀의 서류심사 점수를 임의로 높이는 등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이 포착됐으며,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차등 채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윤 원장은 이 같은 채용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마련하고 있는 ‘은행원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전 금융권으로 확산시킬 것을 주문했다.

윤 원장은 “이 모범규준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정한 채용문화 정착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금융투자,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에도 모범규준이 확산돼 채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개선된 채용문화를 바탕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해 청년 일자리에 창출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주요 선진국은 고용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신규 채용과 청년실업률 개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금융권이 신규 채용과 생산적 금융을 적극 확대해 정부의 주요 정책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가계부채 위험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와 영업행위 윤리의식 제고를 주문했다.

윤 원장은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고 모든 금융권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외형 경쟁으로 인한 무분별한 신용대출 확대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권역별로 가계부채 위험관리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불완전판매 등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금융사와 금융상품 판매자들이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업윤리와 고객 중심 경영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각 협회가 마련한 ‘영업행위 윤리준칙’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금융사의 자율적인 노력에 의한 불합리한 영업관행 근절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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