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 후 당내에서 ‘재창당’ 목소리 커져친박 의원들 중심으로 ‘홍준표 정계은퇴’ 요구친홍계 지배한 한국당, 비홍계와 갈등 심해질 듯
한국당은 지난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지사 중 2곳만 가져가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보수의 텃밭이었던 부·울·경 지역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어준 것은 뼈아픈 패배였다. ‘미니 총선’이라 할 수 있는 재보궐 선거에서도 12곳 중 1곳만 가져오는 것에 그쳤다.
민심이 한국당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당도 선거를 통해 위기감을 느꼈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우선, 선거를 이끌었던 홍준표 대표가 사퇴하면서 변화를 시작했다. 당장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고, 추후 논의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할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재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도지사 당선자 중 한 명인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자가 “재창당 수준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우파·중도를 모두 아우르는 시민단체, 시민들과 함께 신선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에서도 재창당을 요구하는 의원들이 생기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지금은 당이 완전히 재창당 수준의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외부의 시선이 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대위를 구성하고 외부 인물이 지휘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변화를 통해 한국당 내에서 세력 간의 충돌이 일어날 우려도 제기된다. 선거 직후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란 모임이 결성됐다. 이들은 홍 대표의 정계은퇴까지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홍 대표가 당을 독식하면서 ‘사당화’를 했기 때문에 선거 참패가 일어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상행동에 포함된 인물들은 대부분 ‘비홍’(비홍준표) 세력이었다. 비상행동 명단에는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정우택, 원유철, 이주영, 이완영 의원 등이 포함됐다.
그간 한국당은 친홍계 중심으로 재편을 시도했다. 홍 대표의 취임 이후 대부분의 중책을 친홍계가 담당했고,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홍계가 밀어준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이는 더욱 견고해졌다.
당의 변화가 예고되는 시점에서 각 세력이 당을 차지하려는 대립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홍계는 현재의 집권을 이어가기를 원할 것이고, 친박계는 다시 당권을 가져오는 것을 원할 것이다. 따라서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한국당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친박계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냈던 정우택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보이고, 이완구 전 총리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친홍계는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무성 의원이 출마할지 관심이 쏠리고, 홍준표 전 대표가 재출마를 할지도 관건이다.
이처럼 당내에서 계파간의 갈등이 다시 시작된다면, 혁신의 성과는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파간이 대립하면 당내에서 사분오열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결국, 혁신은 쉽지 않을 것이고 민심의 지지를 되찾는 일도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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