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은행, 대출 이자 부당 산정 사과금융위원장만 “은행 직원 실수” 두둔“금융당국 수장으로 할 말인가” 비판
특히나 최근 들어 금융위원장의 교체 문제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최 위원장이 스스로 논란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1일 국내 9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금리 산정 체계를 검사한 결과 KEB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경남은행 등 3개 은행에서 대출 이자의 부당 산정·부과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7월 중 이를 고객들에게 환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엄연히 중대한 금융 사고로 볼 수 있는 문제지만 이 과정에서 최 위원장이 은행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금융경영인 조찬간담회 후 “은행 대출 창구에서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기에 은행을 제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부당 금리 산정·부과 사례가 수천건에 이른다”며 은행권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 의지를 밝혔다.
그럼에도 최 위원장은 지난 25일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 후 “이번 일은 은행의 내규 위반 사안이며 고의성과 반복성 여부를 살펴 임직원을 제재하는 등 은행의 자체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전수조사 의지를 강조했지만 금융위원장이 덮어버리려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은행들이 자신들의 과오를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음에도 최 위원장은 단순한 은행 창구 직원의 과실 정도로 선을 그어버리면서 최 위원장의 발언은 시장 안팎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대출 금리 부당 산정이 발각된 3개 은행은 은행 본사 차원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이자 환급과 시스템 개선까지 약속했다. 그런데도 최 위원장이 은행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 위원장이 그동안 “금융 소비자의 권익 신장을 위해 금융당국이 앞장서서 금융 소비자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실언’은 당국 수장으로서 할 말은 아니었다고 꼬집는 이들이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취임 직후 은행에 대해 ‘개인 대출을 앞세운 전당포식 영업 방식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가 이제는 ‘대출 실행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했는데 당국 차원에서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도 않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는 것은 시장의 혼란을 더 부추길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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