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국토부는 결정을 내릴 것처럼 말했다. 지난 26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조사들이 끝났기 때문에 머지않아 곧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차관이 6월 안에 발표한다고 말했으니 며칠만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가 예정된 지난 29일,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청문회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결정을 연기했다. 국토부 내부 절차만으로 면허취소를 결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진에어 직원 및 협력업체, 주주 영향과 법적인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개적인 절차라는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발표를 하려 했는지, 면허를 취소하려고 했지만 후폭풍을 고려해 차선책을 들고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국토부가 이번 결정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것은 분명하다.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국토부는 면허를 취소할지를 두고 명확한 판단을 했을 것이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판단이 나온 배경에는 국토부의 허술한 조사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정렬 2차관은 대면조사는 하지 않았고, 서면조사와 법리검토를 주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면허 취소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에서 후폭풍에 대한 문제를 이미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진에어의 면허를 취소하면 1900명에 달하는 진에어 임직원들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 이러한 후폭풍을 미리 계산하지 않았기에 면허 취소 결정을 앞두고 유보를 선택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사안의 책임이 국토부에 있다는 것도 문제다.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세 번의 법인등기 심사 과정에서 조현민 전 전무가 외국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 이후 국토부는 직원 세 명을 직무 유기 혐의로 수사 의뢰하는 선에서 감사를 마무리 해버렸다.
지난 28일 대한항공 노조는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국토부가 모든 책임을 진에어 노동자들한테 떠넘긴 채 책임을 방기하고 있으며 이는 국토부 책임 회피이자 명백한 직무유기다”라고 항의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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