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계 ‘연봉킹’ 예약···연봉만큼 과제 ‘산적’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남북경협 선제대응 꿈틀오는 27일 공식 데뷔 앞서 인수위 없이 조용히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지난해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총 12억91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5억2300만원, 상여 7억6000만원, 건강검진비와 상해질병 보험료 등 기타근로 800만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은 총 24억73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급여 7억9800만원, 상여 16억7000만원, 건강검진비와 상해질병 보험료 등 500만원을 수령했다.
최 내정자가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면 권 전 회장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까지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포스코라는 회사 규모와 상징성에 맞게 철강 업계 ‘연봉킹’이다. 철강 3사 CEO 연봉을 보면 작년 권오준 회장을 순서로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23억원), 현대제철 우유철 사장(9억원),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6억6600만원) 순서로 이어진다.
최 내정자의 연봉 인상만큼이나 막중한 과제가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라 철강 업계 전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최 내정자가 포스코 지휘봉을 잡은 직후 풀어야 할 숙제다. 포스코 회장이 철강협회장을 맡아 왔던 터라 최 내정자가 업계 전체의 판을 조율해야 할 전망이다.
정부의 남북경협 추이에 따른 포스코의 대응도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입김이 포스코에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나온다. 포스코가 무게 중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0년 민영화 이후 정권 교체마다 회장이 불명예 퇴진했던 포스코 사례를 봐서 최 내정자 역시 ‘외풍 차단’이란 숙명을 피할 수 없다.
관련 잡음을 의식한 듯 최 내정자의 행보는 조용하다.
철강 업계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현재 인수위 성격의 조직 구성없이 해당 근무자로부터 보고를 받는 형식으로 업무 파악 중이다. 이는 지난달 23일 최종 후보 확정일 이후 약 한 달의 취임 준비 기간을 확보했지만 요란하지 않게 취임 준비를 보이는 셈이다. 평소 소탈하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업무 추진에 따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코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잡음이 일었던 만큼 일찌감치 잡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 내정자가) 현재 포스코켐텍 사장 신분을 지키며 본사가 있는 포항과 서울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 내정자가 권 회장 체제에선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아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한 경력도 있어 그룹이 돌아가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내정자는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재무실장을 지내는 등 ‘재무통’으로 불린다.
포스코는 1994년 취임한 김만제 전 회장 이후 24년 만에 비서울대 출신이자 비엔지니어 경력을 가진 회장을 정면에 내세울 참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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