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법인분리 안건 주총 ‘산은 패싱’ 논란분할등기 12월3일 예정···공시도 한참후에산은 “4200억원 추가 자금투입 취소하겠다” 깜깜이·일방통행···韓 완전철수 기정 사실화
한국GM이 주총 당일까지도 장소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숨바꼭질’까지 벌어지면서 일각의 우려는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GM의 경영 자율권을 인정하던 중립적인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고 밝히며 사측의 2대주주 산은 주총장 패싱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9일 한국GM이 부평 공장에서 개최한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산은은 입장문을 내고 주총 개최를 반대하는 한국GM 노조의 방해로 주총장 입장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현장에서 주총 절차의 하자를 전달했지만 한국GM은 단독주총을 개최해 R&D 법인 분리가 가결됐음을 전화로 통보했다. 특히 산은은 “한국GM이 주총 참석 여건 조성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법인 분할은 정관상 주총 특별결의사항에 해당하는 만큼 향후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른바 ‘산은 패싱’ 논란이 번지면서 한국GM의 철수 전략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은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절차상 매끄럽지 못한 추진이라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조 설득 과정이 부족하고 주총마저 산은을 배제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세부 사항을 떠나 R&D 법인 설립이라는 중대한 사안에서 일방적이라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국GM 관계자는 “일부 잡음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주총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의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뒷말도 무성하다. 산은 또한 한국GM의 R&D 법인 분리가 철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노조 주장을 인지하고 관련 설명을 수차례 요청하고 있지만 이를 이를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이 지난 7월 R&D 설립 계획을 낸 이후 한참이 지나서야 공개한 점도 비난을 사고 있다. 한국GM은 R&D 설립에 대한 의지를 지난 7월 보도자료 형식으로 알렸지만 공시는 3개월이 지난 10월10일 ‘회사분할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뒤늦게 발표했다. 비상장사라는 특수성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노조의 반발과 산은의 비토권 행사 여부를 놓고 뒷말이 무성했던 만큼 일방적인 추진이라는 비난이 불가피하다.
해당 공시에서 한국GM은 궁극적 한국공장 철수 전략을 세우고, 시발점인 R&D 법인분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앞선 공시에서 한국GM은 R&D 설립 이유에 대해 “자동차 및 부품의 제조 및 판매사업 부문에, 연구개발법인은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용역사업 부문에 집중함으로써 각 사업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업구조 및 운영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분할 설립 회사명도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로 명시, 구체적인 방안까지 확정했다. 분할등기 예정일은 오는 12월 3일이다. 현재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한국GM은 지난 5월말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산은의 조건부 금융제공 합의로 간신히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국민 혈세인 산은의 8400억원이 투입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산은은 합의 당시 투입한 절반의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4200억원의 자금 지원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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