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이 이익 달성 시 계약대로 나눠 갖는 제도중소업체, 납품 단가 받지 못하는 상황 개선위해 도입재계 잇단 반발 ···“反시장적인 제도···사회주의 발상”채이배 “내용 모르고 하는 비판···대기업 경쟁력 강화”
협력이익공유제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목표 판매액, 이익 달성 시 사전에 계약한 대로 나눠 갖는 성과 분배 제도이다. 하도급계약, 위·수탁거래 관계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사전에 자율합의를 통해 설정한 목표이익, 판매 수입 증가분을 정하고 이를 초과 달성할 경우 사전에 정한 비율로 이익을 나누게 된다.
사전계약에 따라 이익증가 등 재무적 성과를 낸 대·중소기업에게는 정부가 세금 감면과 함께 정책자금 우대,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이 납품 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발표한 100대 국정 과제에 협력이익공유제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으며 2018년 5월 당정 협의에서 법제화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길 것이며,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은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지 않는 기업을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입하는 업체에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기부가 제시한 협력이익공유제 시행안을 보면 대·중소기업간 하도급계약에 따른 위·수탁거래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제품 개발 및 기술·공정 개선, 신사업 공동투자, 공동 연구개발(R&D) 등 거의 모든 유형의 협력사업에 적용될 수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해 “당정이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법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홍 원내대표는 “대기업이 달성한 성과에 기여한 중소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가 대기업의 이익을 강제로 중소기업에 나눠주려는 시도이며 대기업 부담 가중시킬거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익 공유제를 도입한 기업에 세액공제와 금융지원 같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게 핵심이지 의무적으로 도입하라는 게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협력이익공유제가) 기존의 약탈적 원하청 방식을 대신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건 중장기적으로 대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재계에서는 이 제도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협력이익공유제의 법제화를 반대하는 측은 이 제도가 시장경제를 해친다고 주장한다.
대기업과 협력관계인 국내 일부 중소 협력업체만 차별적으로 우대해 글로벌 부품 조달 업체는 역차별을 받을 수 있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이 해당 제도를 피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옮겨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목표 이익을 설정하는 것이 어렵고 대기업의 성과에 중소 협력업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익을 협력사와 배분하라는 논리라면 불황 때도 협력사와 손실도 공유해야 한다”며 “협력사들에게 갑질을 하라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기업 독립성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면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해야 할 부분인데 이걸 제도적으로 못 박는 건 사회주의적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일부 시장원리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데,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비난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기업에게 강제로 도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청과 하청기업간이 자발적 계약을 통해서 한다”고 반박했다.
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익을 잘 공유하면 그런 기업들에게는 또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성과를 제대로 공유하는 기업이라면 이미 경영이 잘 투명하고 잘 이뤄진다고 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감하게 이제 세무조사나 공정위의 조사 등을 면제를 시켜주면 오히려 기업들이 그런 걸 더 크게 혜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입찰 같은 데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도 인센티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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